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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벤 셔우드 지음, 강대은 옮김 / 민음인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이 책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탈의 책이다. 재난에서 살아남는 사람들, '가이드 포스트'나 '리더스 다이제스트' 같은 작은 책자속에 들어 있는 역경이나 재난속에서 살아남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언제나 매료되었었는데 이 한 권의 책에는 그런 사례들이 잔뜩 있었다! 게다가 재난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나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실험적인 결과들이며 퍼센트까지 나열해주고 있는 책이어서 더욱 매력적이었다. 그렇다고 지루한 책은 절대 아니다. 마치 재미난 소설을 읽는 것처럼 푹 빠져서 읽을 수 있다.
여러가지 짐을 잔뜩 가지고 가다가 모임 장소로 들어가는 계단에서 넘어져 대바늘이 가슴을 관통한 여인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활기차고 바느질 모임을 이끄는 리더같은 그 여인은 마흔 두살에 아이를 얻어 이제 열살 정도밖에 안된 소중하디 소중한 딸이 있는 오십대가 넘은 엄마였다. 그런 그녀가 그냥 넘어졌을 뿐인데 일어났을 때는 대바늘에 가슴 아니 심장까지 찔려 있는 상태. 물론 당시에는 그녀는 자신의 상처가 그토록 심각한 줄 몰랐을 것이다. 다만 심상치 않은 가슴 통증과 겉으로 보이는 기괴한 모습에 모임에 참석했던 여인들은 기겁을 했고 당장 대바늘을 빼주고 자신의 차로 그녀를 응급실로 모셔가려고 했다. 헌데 본능적이게도 그녀는 "안돼! 대바늘을 뽑지 마. 그리고 911을 불러. 그것을 기다렸다가 타고 가겠어." 라는 결정을 내리는데 이때의 결정이 그녀를 살린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일화를 통해서 응급시 이런 반응을 해야겠구나 피가 나지 않고 있을 때에 찔린 물건을 멋대로 뽑지 말고 응급실로 그대로 가야 출혈이나 쇼크가 일어나지 않겠구나 하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암튼 그녀는 응급수술로 겨우 살아났다. 그리고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는다. 이 책은 여러가지 사건을 쭈욱 나열하기 보다는 긴장감 있게 배치한다. 그래서 앞서의 이야기가 끝이 나지 않고 있다가 뒤에 다시 연결되어 나오기도 한다. 이 대바늘의 여인은 가슴에 있는 종양(아주 위험한 빠르게 퍼지는 유방암이었다고 한다.) 을 이 사건 덕분에 빨리 발견하게 되어 또 한 번 목숨을 구하게 된다.
그밖에 초음속 F-15 제트 전투기에서 진정한 탑건이었던 베테랑 조종사가 어떻게 최종순간에 탈출을 했는지 전투기의 컴퓨터적인 결함을 거의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마지막 순간까지 버티다가 비행기를 포기하고 사출했을때 부조종사는 즉사했고 우델이라는 조종사는 고도 450미터에서 탈출되었고 겨우 150미터에서 그의 낙하산이 펼쳐졌음을 나중에 확인해서야 알게 되었다. 그렇게 빠른 비행기에서 그 고도에서 펼쳐진 낙하산에서 살아남은 것은 정말이지 기적이었다. 해수면에 딸어졌을때의 충격으로 한팔과 양쪽 다리가 다 부러져서 힘이 없는 고무 같았지만 그는 한 팔만으로 구명보트안에 몸을 밀어올릴수가 있었는데 그때가 마지막 남은 힘의 마지막 기회였었는데 하나님의 도우심이었는지 계속 밀어내기만 하던 파도가 그를 밀어올렸다고 한다. 이처럼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 사람들은 본인의 노력도 있었지만 뭐라 설명할 길이 없는 기적의 순간이 항상 함께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본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즉사를 면할 수 없는 사고들도 실제로 많다.
이 책에서는 이 밖에도 쿠거(거의 사자같은)의 공격에도 살아남은 여인, 금문교에 자살시도로 떨어졌지만 살고 싶었던 그래서 본능적으로 몸의 위치를 바꾸며 떨어져서 살아남은 기적의 젊은 남자(금문교에서 떨어져서 살아난 사람은 거의 없다), 활주로에서 다른 비행기와 충돌하여 불타고 폭발직전의 비행기에서 90초안에 탈출을 해야 불에 타지 않는데 순간적인 판단으로 살아남는데 성공한 퍼스트 클래스의 남자 등 수많은 사례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있다.
여기서 잠깐 언급한 사례만으로는 이 책의 진가를 알 수가 없다.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강추하는 책이다. 인간이란 정말 위대하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목숨에 연연해 살아갈 필요가 있는가. 지금 이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는 가령 한 시간 뒤의 일도 알 수가 없는 것이니까.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걱정하기 보다는 현재에 충실해서 현재를 즐기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재난에 대처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고 마음가짐을 연습해 두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그러니까 80%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심적으로 얼어붙어서 죽는다고 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