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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나를 말한다 - 꿈꾸는 사진 Vol.2
이일우 엮음 / 비주얼아트센터보다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멋진 사진전을 보러 가기도 하는데 간혹 지하철이나 코엑스에서 열리는 무료 사진전을 보았을 뿐 찾아가서 다니는 사진전에 가 본지 꽤 오래된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좋은 책이 나왔다. 바로 '사진으로 나를 말한다' - 꿈꾸는 사진 Vol.2 -이일우 지음' 인데 Vol.1 을 보지 못해서 아쉽지만 2편을 본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 사진을 통한 예술가들의 사진창작활동은 서양화가들도 요즘은 꼴라주니 무슨 기법이니 하는 작품들이 많아서 그들의 작품과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멋진 예술작품들이었다. 어떤 작품들은 마치 그런 서양화의 정밀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사진만의 멋진 구도와 대상을 담는 것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장유정 작가의 '잠재력'이라는 작품은 하얀 시멘트벽에 형광등 두 개가 위아래로 걸려있고 그 아래에 덩그러니 매달린 면세점 비닐같은(두꺼운 면세점 가방말고 비닐) 특이한 비닐안에 역시 여권이나 수첩같은 어두운 물건이 들어있는데 그 비닐이 하얀 벽에 닿는 부분의 그림자가 마치 회화작품같다. 이 책의 표지이기도 한 장유정 작가의 <A Skirt> 는 진주귀걸이를 단 소녀같은 회화작품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가까이서 보니 정말 스커트위에 유화물감을 덧바른 모습이다. 이들 작가들이 사진을 찍고 그것을 다시 예술작품화하면서 느끼는 몰입과 집중 그리고 창작의 열기가 느껴지는 듯한 작품집이 바로 '사진으로 나를 말한다' 이 작품이다. 일상적인 한국인의 모습을 담은 것이나 수영장에서 확성기를 든 사람(수영강사일까)과 각자 열심히 수영자세를 취하는(꽤 인위적으로 보인다) 사진작품은 유머러스한 분위기까지 풍긴다. 이렇게 인위적인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들도 여럿 있는데 마치 예수님의 십자가 하강순간을 그린 회화작품이 많듯이 그 분위기로 사람들을 배치시켜서 찍은 사진들도 있었다.
유현미 작가의 '듣기'라는 작품은 사진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달리같은 초현실적인 회화작품의 분위기가 그대로 난다. 분홍 벨벳 쿠션의 의자와 푸른 벽의 돋아난 귀 모양 그리고 금빛 커튼의 모습은 영락없는 회화작품인데 사진이라니...또한 이단이라는 작가의 파격적인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누드의 사람으로 일일이 찍어서 표현한 작품은 대단한 정성과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을 것이라는 짐작이 절로 든다. 작품도 굉장히 독특하고 이런 착안을 했다는게 대단하다. 회화작품과 사진의 경계가 무너지는 요즘같은 작품의 홍수속에 우리 관람객들은 여러가지 작품을 접할 수 있으니 흐뭇하기만 하다. 이 작품집은 서양화의 도록만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펼치기만 해도 전시장에 온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