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
위르겐 슈미더 지음, 장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왜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서 물어보면 십중팔구 아니라고 대답한다. 예전에 층간소음으로 고통을 겪고 있을 때에도 윗집이랑 맞닥뜨리면 우리 아이는 안 뛴다고만 한다. 이게 인간의 습성인 것이다. 프롤로그에만 보아도 '나는 거짓말 안 하는데' 라고 믿고 있는 당신에게 라는 재미있고 도전적인 글로 시작한다. 독일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들을 다 재미있게 읽었던지라 이번책도 기대감을 많이 가지고 읽게 되었다. 요즘은 독일이 대세인가 싶을 정도로 만족스런 책들이 많다.

 

저자인 위르겐 슈미더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유명한 독일의 대표 신문인 <쥐트도이체 짜이퉁>의 스포츠부 기자이며 이탈리아 치즈에서부터 컴퓨터 게임까지 실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를 위트있게 풀어내는 인기 컬럼니스트란다.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 기질을 가졌지만 남들 부탁에 잘 들어주면서도 속으로는 "넌 손이 없니 발이 없니" 한다는 대목에서는 나와 비슷해서 웃음이 나왔다. 의식도 못하는 채로 거짓말을 한다는 저자는 현대인들의 거의 모두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연예인들의 말도 성직자의 말도 이제는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그 자신만이 알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평상시마다 일어나는 일임에도 아무도 이런 것에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저자가 관심을 가지고 책으로 펴내자 무릎을 치게 된다. 읽어나갈수록 맞다 맞다 동감하면서 말이다.

 

이 책은 다행히 인문학적이고 사회학적이고 과학적인 그런 따분한 책은 아니다. <40일동안 거짓말하지 않고 살아보기>라는 실험을 본인이 직접 진행하였으니 말이다. 스스로를 거짓말쟁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이 될 것이다. 그 첫번째인 1일째는 난생처음 '거짓말'을 의식하게 된다는 것 정말 저자는 대단하다. 첫날부터 엄청난 것을 건졌다. 사람들은 무례하고 싸가지 없는 사람앞에 서도 그 사람을 비난하거나 나의 기분이 상했음을 토로하지 못한다. 그런데 저자는 우리 대신 터뜨려준다. 물론 이 세상 모두가 자신이 기분나쁜 취급을 당했다고 오해하고 이처럼 대응하다가는 큰일이겠지만 한 사람만의 글이니 대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중간중간 웃음이 터져나올 정도로 흥미진진하고 재기넘치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마지막 관문으로서 <자신에게 정직하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마흔번째 날에 새로운 거짓말을 하기로 하다니..이 사람 정말 솔직하다. 그래도 조세는 정말 정직하게 내자라고 결심하는 부분이나 모든 사람들이 정직하다면 세상이 훨씬 좋아질 부분이 있다는 대목에서는 시원함이 느껴진다. 그렇다. 통장에 몇십만원 밖에 없다며 환수를 못 당하겠다고 했던 그 누구처럼 비양심적이지 말고 정직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이 모두 정직했으면 좋겠다. 이 책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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