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세계일주만큼 흥미진진한 세계일주의 경험을 한 젊은이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읽는 순간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이게 다 진짜일까? 사실이니까 이렇게 자세하게 적었겠지. 그리고 실제로 도움을 받은 각국의 사람들의 이름이 지은이의 후기에 다 등장하니 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6개월동안 그가 벌인 일들과 모험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만큼 대단한 일들을 해냈다!! 여자도 아닌 남자이기에 그것도 젊었기에 가능했을까? 서른 후반이니 젊은이이지 뭐. 표지에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미소가 편안해 보이는 잘생긴 남자에 적당한 몸매를 가진 건강한 사람으로 보인다. 왠지 갑자기 질투심이 생기고 무척 부러워진다. 부러우면 지는거다라는 말도 있던데. 지금 그 부러움에 몸서리를 친다. 아일랜드 태생으로 잘 나가는 애널리스트에다 트레이더이기도 했던 그는 인수 합병을 추진하며 300명의 사람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 염증을 느끼고 경제학과를 졸업한 사람으로서 이러려고 내가 경제를 공부했나? 라는 의문에 사로잡힌다. 그길로 사표를 내고 세계라는 무대의 무역시장에서 자신을 시험해 보기로 한다. 말이 쉽지. 그가 적어내려간 일정들을 보면 각국으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인데 워낙 그의 거래에 집중을 하다보니 홍길동처럼 쉽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먹고 자고 입은 것 등등 얼마나 어려움이 많았으랴..하지만 거래 자체로도 할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에 전혀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서 쉬워보일 뿐인 것이다. 게다가 여자라면 그런 상황이 훨씬 불편했으리라. 개발도상국이라서 지저분하고 씻을 곳도 없고 물도 부족하다면.. 암튼 이 책은 80일간의 세계일주처럼 겉으로 보이는 것이 우선 많다. 그래서 그가 어떤 육체적인 고생을 했는지는 그리 중요치(?)가 않다. 이 책에서 만큼은. 보통 여행기라면 어디에서 어떤 것을 보고 먹고 경험했는지가 나오는데 이 책은 저자가 예고하고 믿음을 가졌던 대로 6개월동안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종횡무진 거래만을 위해서 다닌다. 죽을 고생을 해서 운반을 해도 제대로 값을 못 받는 적도 있지만 대부분은 흑자를 본다. 이익이 나서 6개월 후 여행을 끝마쳤을 때에는 5천만원에서 1억원이 되어 있었다. 소스의 나라인 인도에서 칠리 소스를 팔려다가 잘 안되기도 하고 모로코에서는 의사소통이 안되어 힘들어 하다가 아프리카 잠비아에서의 커피원두 거래는 일단 영어가 통하는 백인들을 만나 협상을 하는 장면에서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협상의 대화를 읽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했다. 말을 팔기도 하고 옥을 구입했는데 잘못 구입했다고 생각했다가 맨 마지막에 반전을 맛보고(옥은 아직도 책에서는 팔지 않고 보유한 채로 끝난다.) 사기처럼 당한 고급 우롱차 사건은 영리했던 그도 당할때가 있구나 왠지 불쌍했다. 이 책은 소설은 아니지만 그가 적어내려간 이 책대로 영화를 만들어도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어떤 영화보다도 말이다. 영국으로 돌아 온 그는 애널리스트로 돈을 벌 때보다 훨씬 유명해져서 돈을 더 잘 벌고 있다고 한다. 6개월의 목숨을 건 모험이 그를 이렇게 새로운 사람으로 탄생시켰다. 남자라면 인생에서 젊었을 때 모험을 해봐야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내 아들도 나중에 젊은이가 되어서 이런 인생을 한번쯤 살아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