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의 책들은 참 좋다. 얼마전에 읽은 '우리아이 책날개를 달아주자'처럼 이 책도 어느 하나 버릴 구석이 없는 책이었다. 몰랐던 사람이지만 유수연 저자는 아주 유명한 토익강사이자 외국인회화 강사이다. 책날개안에 적힌 그녀의 이력에는 빼곡히 채워져 있다. 영어의 함정에 빠진 수많은 학생이나 성인들을 제대로 혹독하게 가르쳐 주는 강사로도 유명하단다. 제발로 찾아온 수강생들에게 독설을 하여 배울 사람만 남게 하는 것도 독특하다. 그래 이 정도 뚝심은 있어야 자신이 가르치려는 것을 제대로 가르치겠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정말 나만 해도 대학교까지 영어를 십몇년을 해도 늘지 않다가 오히려 어린 딸아이의 유아영어책을 읽으면서 더 많은 단어와 영어에 대한 느낌이 왔달까? 이 정도면 우리나라의 영어교육법이 특히 내가 배웠던 시절의 영어가 문제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지금 초등학생들의 영어는 교재부터 방법까지 많이 나아졌지만 역시 생활영어 수준에서 그친다. 스스로 영어책을 찾아서 읽고 말을 해보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결국은 본인이 느껴서 그만큼 더 노력해서 성취해야 할 것이 바로 어학인 것 같다. 그럴때 읽을 만한 첫 책으로 이 책이 좋아보인다. 이 책의 서문이라기 보다는 이 책을 들어가기 전에 꼭 읽어야 할 프롤로그가 있다. 그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자신이 어학을 배우고 나서 대한민국 사람들이 쉽게 저지르는 오류들을 조목조목 보여주며 콩글리시 타파를 외친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는 쉽다고 생각해서 더 이상은 공부하지 않는 그런 단어들의 쓰임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묻는다. 그 물음에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정말 누구나 다 아는 come, go, street, road라 할지라도 말이다. 문장 하나를 만들려면 home을 써야할지 house를 써야할지 고민하니 말이다. 유수연 강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잘못 알기 쉬운 영단어만을 골라내어 하나하나 가르쳐 준다. 그런 걸 보면 오히려 유수연 강사는 천사같은 강사가 아닐까 싶다.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이제는 대한민국의 콩글리시에 길들여져 잘못된 표현들을 잘 짚어내 주지 못하는 현실이기 때문에 이렇게 정확하게 적확하게 알려주는 강사에게 오히려 고마움을 느낀다. 본문에서 보여주는 영단어의 예문과 설명에서는 독설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친절하다 싶을 정도이므로 책을 읽을 때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 쉬운 단어에 쉬운 예문이었지만 다 읽고 나서는 (어학책도 한번 손에 들면 끝까지 읽기 힘든데 이 책은 끝까지 단숨에 읽어진다.) 뭔가 얻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