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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훔치는 공간의 비밀 - 왜 그곳에만 가면 돈을 쓸까?
크리스티안 미쿤다 지음, 김해생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왜 그곳에만 가면 돈을 쓸까? 그런 곳이 있다. 나에게는 멋진 커피전문점이 바로 그런 곳인 셈인데 스타벅스나 커피빈이 보이면 사실 혼자라도 들어가서 커피를 마시며 스콘을 먹고 책을 읽고 싶은 유혹이 들게 마련이다. 도심에 일이 있어서 나갈 때에나 그렇고 동네에서는 분위기 좋아보이는 곳이지만 아주 작은 곳에서도 커피를 마시게 된다. 아니 테이크아웃을 해서 몇 분 있지 않은데도 발걸음이 향하게 될 때가 있다. 봄용 트렌치 코트를 입고 있을때 더욱 그런 기분이 드는데 그런 곳에서 커피를 하나 사가지고 걸어가면은 누가 보던 말던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고 사람들마다 어느 장소에 가면 유독 있고 싶고 사고 싶은 곳이 있다.
'마음을 훔치는 공간의 비밀' 은 그런 점에서 우리가 왜 그런 유혹을 느끼는지 왜 지갑을 쉽게 열게 되는지 그 주제만을 가지고 7개의 감정을 심도있게 소개해 주고 묘사해 주고 있어서 정말 흥미로운 책이었다. 무의식적인 행동뒤에 숨겨진 내 마음의 비밀을 하나하나 알게 되는 느낌이랄까. 앞서 적은 내 행동도 이유가 있었다. 책에서 읽으면 누구나 아하 나의 행동뒤에는 이런 감정이 숨어 있었구나 하고 인정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특징은 마치 작은 백과처럼 사진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현재의 우리의 행동을 과거의 회화작품이나 우리가 흔히 보게 되는 연주회장의 연주자의 표정을 비교하기도 하는 등 폭넓은 이해관계를 느낄 수 있는 책이라서 더욱 신기했다. 특히 감정의 칵테일이라는 면에서 감정이입과 영예, 여유, 파워, 환희, 열망, 탁월함, 황홀감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을 때 우리는 바로 그 장소에서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그 가게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내 감정 속에서 일어난다고 해도 가능한 일일 것 같다. 가령 추억속의 어떤 한 부분이 끄집어지는 장소를 만났을 때라든지..앞서 말한 커피전문점에서의 나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오피스 레이디였던 과거를 추억하거나 사회속에서 점점 가족속에서만 내 존재를 인정받는 등 소외되고 있는 가운데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성공하고 싶은 열망이 숨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흔히 알고 있는 사실에서 좀 더 희귀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좋았던 것 같다. 여러가지 각도에서 심리학적인 순간들을 목도하고 스스로가 그것들을 칵테일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책이었다. 잡학다식한 것을 좋아하는 나에겐 딱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