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이는 자 1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에 읽었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라는 소설을 읽고 정말 멋진 스릴러 미스테리 장편이구나 올해에는 이 책을 능가하는 작품은 안 나오겠지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왠걸..이 책을 읽고 나서 또 바뀌어 버렸다. <속삭이는 자 1,2> 는 1권을 손에 잡으면 2권도 빨리 읽고 싶어 안달이 나는 그런 소설이다. 소설을 잡고 주말 동안에 단숨에 읽어버렸으니 말이다. 밀레니엄에 이어서 얼음공주,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라는 독일 소설에 이어서 <속삭이는 자>는 이탈리아 소설이다. 과연 유럽 광풍이라 할 만하다. 요즘 들어서는 미국소설보다는 유럽산 미스테리에 푹 빠지게 되었다. 온라인 서점에서 홍보문구만 읽고 쓰라린 경험을 했던 미국소설들과는 달리 올해에 읽은 유럽 소설들은 모두 홍보문구에 걸맞는 그런 책들이었다. 2009년 출간되어 이미 화제를 휩쓸었던 이 작품이 왜 우리나라에는 이제야 소개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미국드라마인 CSI나 크리미널 마인드를 잘 보는 사람들은 미스테리 소설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연쇄살인범의 심리를 극도로 경멸하면서도 마치 내가 범죄학자가 된 듯이 법의학자가 된 듯이 경찰이 된 듯이 그런 이야기에 끌리는 것도 호기심이 많은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게다가 정의로운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독자들을 정말 만족시킬 책으로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1권이 더 흥미진진했던 것 같다. 2권에서는 끝으로 갈수록 반전이 뻥뻥 터지고 많은 사건들이 연루되지만 그 집중력은 1권에서 더 발휘되었던 것 같다. 물론 2권도 너무나 재미있었고 끝까지 읽어갈수록 작가의 능력에 감탄을 했다. 특히 그 씨줄과 날줄을 엮어내는 능력 즉 스토리의 능력이 뛰어나다. 반전도 뒤통수를 칠만큼은 아니지만(일본 미스테리 소설들에서 이미 많은 반전을 경험했기 때문일까.) 이런 쪽의 소설을 많이 읽지 않은 독자들은 아주 신선한 경험일 것도 같다. 하지만 내용들은 확실이 냉혹하고 잔인하다.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불편한 범죄들이 계속해서 나온다. 실제로 일어나는 범죄들은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것들보다 더 지독하고 잔인하다는 ’악의 영혼’의 저자인 막심 샤탕의 글이 새삼 생각나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일들이 줄어들기는 커녕 더 늘고 있을까봐 정말 걱정이 된다. 사회적으로 이렇게 심성이 비뚤어진 연쇄살인마가 될 사람들을 미리 예방하는- 전에 보았던 SF영화처럼 그들을 미리 알고 찾아낼 수는 없을까 하는 심정마저 든다.

줄거리를 이야기 하는 것조차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책 홍보에서 알 수 있는 정도로만 언급해야 겠다. 어느 평화로운 마을에 여자어린이들이 납치된다. 20여일이 지나서 이 아이들의 팔이 발견되고 사라진 아이들은 다섯명인데 왼쪽팔은 6개가 발견되고 마지막 한 아이는 살아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20일안에 찾지 않으면 죽게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에 ’밀라’라는 매력적이지만 어두운 내면을 지닌 여형사와 범죄학자인 ’고란 게블러’ 박사의 팀이 만나서 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게 된다. 그런데 사건을 해결할 수록 더 많은 사건들이 드러나고 그 배후는 무엇인지 갈수록 수렁에 빠진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인 팀원들의 묘사 또한 하나같이 매력적이고 그렇다고 해서 과장적이거나 영화화를 염두에 둔 그런 글은 아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근래 들어서 읽었던 책들이 마치 영화시나리오인 것처럼 너무 뻔한 할리퀸 문고에서나 나올법한 인물 묘사들이 싫었는데 다행이었다.. 
도나토 카리시. 대단한 스토리텔러다. 실제 범죄학자였던 올해 서른 아홉살난 1973년생 작가로서의 앞으로의 활약을 지켜보고 싶다. 앞으로 나올 작품도 꼭 한국에 번역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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