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2 - 건축가 김원 편 ㅣ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시리즈 2
이용재 지음 / 도미노북스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궁극의 문화기행이라는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궁극의 라는 표현이 참 극단적이면서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글자이다. 지은이 이용재씨의 궁극의 문화기행은 1권이 있었고 2권을 읽게 된 것이다. 건축가 김원 편이라는 글에서 알 수 있듯이 김원이라는 걸출한 건축가가 관여한 한국의 건축물 수십군데만을 모아 사진과 시원시원한 글로 만들어낸 멋진 책이다.
문화시설중에서는 조정래태백산맥문학관으로 유명하고 미당서정주 시문학관, 남양주종합촬영소, 갤러리빙, 독립기념관 독립봉, 국립국악당등의 건축물이 김원씨의 솜씨이다. 교육시설에서는 이화여자대학교 글로벌타워와 신세계관이 하나은행연수원 한마음터와 광주가톨릭대학교, 통일연수원등이 그의 솜씨이다. 이 중에서 하나은행연수원 한마음터가 있어서 너무나 반가웠다. 바로 내가 연수를 받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사진을 보니 6주간의 연수생활에서 아침마다 구보를 하였는데 그 때 모였던 마당이 눈에 익다. 어딘가 좀 변한 것 같다 했는데 리모델링을 한 모양이었다. 숙소와 회의장, 은행업무를 그대로 재현한 업무장, 휴게실 등 곳곳의 모습들이 비록 이 책에 속속들이 나와 있지는 않았지만 잊혀졌던 추억의 장소들이 머리속에서 튀어나오는 경험을 했다. 참 힘들고 재미있었는데.. 은행생활 중에서 가장 좋았던 때가 바로 이 연수기간이었던 것 같다. 실제 고객들이 없었을 때가 가장 행복한 경험이라니..그래서인지 지금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합숙하고 연수중일때가 아마 가장 행복한 때일 것이라는 공감이 들었다. 암튼, 김원씨의 건축물이었다니 이 책을 읽고 너무나 반가웠다. 김원씨의 건축물의 특장중에는 팔각형의 노출 콘크리트 발코니가 특징인데 한마음터에도 바로 똑같은 발코니가 있다.
만들기 어렵기로 유명한 여러가지 난제 속에서도 특유의 뚝심으로 끝까지 해내곤 했다는 이용재씨의 김원씨로 빙의한 듯한 글솜씨가 독특하고 재미있다. 주한러시아 대사관도 너무나 아름다웠고 지붕이 돔으로 되어 있어 뚜껑이 열린다는 하이 테크적인 분당 연립단지는 처음 보는 것이었는데 각각의 작은 마당이 있는 폼새며 주부라면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곳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높은 곳이 싫어지고 땅과 가까와지고 싶은데 층이 높지 않은 넓다란 연립이 돈만 있다면 가고 싶은 곳이다. 게다가 평창동 개인주택은 또 어떤가. 이 책을 읽다 보면 눈이 호강을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