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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게 - 제144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1975년생으로 젊은 작가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은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 '술래의 발소리'에 이어서 이 '달과 게'가 세번째 작품이다. 2011년 144회 나오키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모르겠지만 이 책을 번역한 번역자는 번역을 다 마쳤을 때 이 쾌거를 듣게 되지 않았을까. 술래의 발소리에 이어 같은 번역자의 책이어서 괜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책의 번역가는 우리처럼 일본 미스테리를 정말 좋아하는 분이기 때문이다. 암튼, 원전에 충실한 번역으로 그래서 더 맛깔나게 읽혀지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의 주인공 신이치는 할아버지인 쇼조와 엄마와 셋이서 살아가는 초등학교 5학년 소년이다. 아빠를 작년에 암으로 잃었다. 할아버지는 십년전에 시라스잡이를 하다가 페리와 충돌해서 왼쪽다리가 스크루에 절단되었고 그 보험금과 엄마가 마트에서 일해서 버는 돈으로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 이 책에서는 신이치의 엄마가 매일 해주는 생선요리도 중요한 소재로 다가온다. 이 요리를 친구인 하루야도 먹어보고 같은 반의 가장 인기많은 소녀인 나루미(나루미의 엄마는 신이치의 할아버지인 쇼조의 배에 타고 있다가 같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도 먹어본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일본의 지방에서 살아가는 소박한 사람들의 일상이 손에 잡히는 듯이 보이는 것 같다. 후쿠오카쪽을 여행해 보아서 그런지 일본의 소박한 주택과 생선이 주가 되는 밥상과 시골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마도 그래서 일본 사람들에게 더 사랑받은 작품이 되지 않았나 싶다.
미스테리 작가로서만이 아닌 이젠 명실상부한 진짜 작가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나오키상을 수상했으니 말이다. 덜 미스테리적이고 성장소설이라고 해서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접어두자. 일단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으니 말이다. 우리들의 어린 시절도 생각나고 이 아이들의 아픔과 고통에 함께 하다 보면 어느새 갈등 구조가 시작되고 클라이맥스를 향해 간다. 묘한 긴장감도 항상 감돈다. 그리고 일본 추리소설적인 요소도 조금씩 들어있다. 미천한 글로 뭐라고 더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주요 줄거리를 쓰다 보면 끝이 없고 스포일러성 글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아이들의 이야기와 '게'에 대한 이야기도 쓰지 않았다. 암튼 정말 느낌이 좋은 책이었고 여운이 감도는 책이었다. 이 책의 표지 날개에 '광매화'로 2010년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하였다고 나오는데 그 책도 정말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미치오 슈스케도 나의 완소 작가군에 확실히 들어간다. 그의 앞으로의 작품들도 모두 다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