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과학 - 이윤석의 웃기지 않는 과학책
이윤석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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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개그맨인 이윤석씨가 썼다고 해서 관심이 더욱 많이 갔던 것이 사실이다. 그로 말할 것 같으면 연세대학교 국문과 출신으로 서울대 출신의 서경석씨와 콤비를 이루어 개그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사람아니었던가. 그 후로 허리케인 블루 등으로 나를 많이 웃겨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후속타를 못내고 그저 엘리트 개그맨으로서 버라이어티계에서 간간이 보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다가 '남자의 자격'으로 이경규, 김국진씨와 함께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 같다. 그의 행보중에 공부를 열심히 하고 책을 많이 읽으며 논문준비를 많이 하고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님이 되는 등 기사를 통해서 읽고 있어서 과연 지식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가 쓴 글은 과연 어떨까. 너무 현학적일까. 아니면 너무 에세이적일까. 직접 읽어보니 둘 다 아니었다. 웃음의 과학적 접근으로 여러 문헌을 참고로 다시 쓴 내용인데 그의 인생과 주변 인물들과 개그이야기들이 살짝씩 양념처럼 뒤섞여서 아주 재미있게 읽혔다. 그러면서도 지적인 중심은 전혀 잃지 않고 있다. 가끔 논문을 쓰는 사람들 특유의 개념적 언어들, 단어들이 등장하는데 그가 일부러 쉽게 썼다고 하면서도 그런 부분들은 역시 알게 모르게 튀어나오나 보다. 촉발, 수렴, 행위의 주체, 고무적, 호혜성 등과 같이 말이다. 읽을 때에는 잘 몰랐는데 특유의 교수님들의 투가 느껴지기는 하다. 전문적인 작가와 같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첫 대중작품 치고는 아주 좋았던 책이었다.

 

웃음에 관한 여러가지 고찰들, 과학적으로 발견된 사실들, 실험을 통해 밝혀진 내용들을 충실히 전달하면서 웃음에 대해서 다시금 느껴보고 생각하게 해보는 점이 아주 좋았다. 나 자신, 하루에 얼마나 웃고 있을까. 인간을 80평생으로 본다면 자는 데에만 26년, 먹는데 6년, 웃는데에는 22시간이 좀 넘게 걸린다니 어렸을 적에 많이 웃었던 시간을 빼고는 성인이 되어서는 얼마나 안 웃는지 알 만하다. 하지만 친구들과 수다 떨면서 웃는 시간도 많은데 22시간은 좀 너무한 데이터인 것 같다. 어릴 적에도 엄청나게 많이 웃을텐데...어쨌거나 그만큼 성인들은 잘 웃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이러다가는 무표정의 얼굴들로 나이들어 갈 것 같다. 가끔 미소가 자연스럽게 배어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진심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만큼 웃음은 전염성이 있고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것이다. 웃음은 인체에게 면역의 역할도 하고 있는데 NK세포, 엔돌핀 등은 현대 과학에서 검증된 사실이다. 웃을 때 폐를 부풀리며 크게 웃으면 폐활량이 늘어나고 혈압은 떨어지고 혈류량은 늘어나서 심혈관이 튼튼해 질 수 있다고 한다. 암환자도 웃으면 낫는 것을 볼 때에 웃음의 치료능력은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태고적 고대인들부터 유인원, 침팬지, 오랑우탄, 쥐, 개 등 여러 동물들의 웃음에 관한 비교와 실험, 웃음의 역사, 웃음의 전달성등 웃음과 관한 모든 것을 읽고있자니 더욱 많이 웃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멋진 책이다. 표지에 적혀 있는 것처럼 이윤석의 웃기지 않는 과학책인 것도 맞다. 하지만 읽는 내내 아주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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