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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28가지 암살사건
오다기리 하지메 지음, 홍성민 옮김 / 아이콘북스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는 통으로 배우는 세계사에 익숙해져서 그 이면에 있는 여러가지 작다고 하면 작을 수 있는 미시적 사건들을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유난히 역사나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찾는 코너들도 정해져 있을 것이다. 연쇄살인범의 심리에서부터 이 책처럼 세계사 속에 숨겨진 암살사건 28가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까지 매우 다양하게 섭렵하려 한다. 나 역시도 그런 사람이라 도무지 일반주부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생겨먹을 걸 어떠랴.. 아이들이 학교 간 틈에 집안일을 후딱 해놓고 책을 읽거나 도서관으로 향하게 되는 걸...때로는 이런 지식들을 읽을 때에는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평생 기억할 것 같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것도 서럽다. 이렇게 읽어서 교수가 될 것도 강연자가 될 것도 아닌데 과연 내가 무얼 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직장을 다니는 샐러리맨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읽고 싶은 책은 이렇게 많은데 업무일만 하다보면 읽을 시간도 없고 그렇게 나이만 들어간다. 암튼 이런 책의 장점을 소개하려다 삼천포로 빠졌다. 우리같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만족하기에 아주 적합한 책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런 책에서는 일본인들의 저서가 자주 눈에 띄는데 이 책도 오다기리 하지메라는 일본인이 쓴 책이다. 책은 전혀 걸리지 않게 술술 읽혀진다. 책을 오랜만에 손에 잡는 사람들도 재미에 빠져서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존 F 케네디와 링컨대통령의 암살사건도 좀 더 자세히 읽을 수 있다.(백년의 차이를 두고 각각 똑같은 65년도에 일어났다.) 범인은 누구인지. 혹은 그 배경에 또 다른 누가 있을지..마틴 루터 킹과 말컴 X의 암살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안중근 의사에 의해 암살된 이토 히로부미의 이야기와 우리나라의 대통령이었던 박정희 대통령의 이야기까지 실려있다.
미수로 끝났던 암살사건 중에 유명했던 로널드 레이건의 저격 사건도 익히 알다시피 조디 포스터의 광적인 팬인 존 힝클리가 저지른 일이었다. 로널드 레이건은 배우출신으로 자질같은 면에서 폄하되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는 매우 지적인 사람이었고 연설을 잘하고 특히 유머가 있는 촌철살인같은 말을 잘 했던 정말 멋진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여러 책에서 목도할 수 있었다. 이번 책에서도 그런 유머의 말이 나오는데 심장에서 7cm 떨어진 곳에 총격을 받고 위험천만한 상황속에서도 낸시여사에게 "걱정을 끼쳐서 미안하다. 총알을 피해야 했는데" 라고 농담을 건넸다니 대단하다.
세계사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었던 암살 사건들. 암살을 당한 인물의 간단한 위인적 생애와 암살 당시의 상황, 암살을 저지른 범인들, 유추해 보는 배후세력등을 각 사건별로 읽을 때마다 역사 속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