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 프레임 - 몸으로 생각하라
로렌스 D. 로젠블룸 지음, 김은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인간도 선사시대에는 오감이 매우 발달했을 것 같다. 거의 동물적인 생활도 했으니까. 문명이 발달하고 기계나 컴퓨터가 힘든 일을 대체하면서 오감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것 같다. 특전사나 이런 특수한 임무를 띠고 훈련하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오감이 발달하는 것을 보면 훈련하고 이 부분을 잘 사용하기 나름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오감 프레임>은 매우 흥미로운 책이었다. 인간의 오감이 이처럼 자극을 잘 받아들일 수 있다니. 이런 능력이 있다니. 이런 능력을 영화나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다니...여러 실험적인 부분이나 연구논문 발표같은 미처 알지 못했던 사항들을 하나씩 읽게 될때마다 놀라움에 휩싸인다. 그렇다고 논문처럼 딱딱하고 재미없는 책은 아니다. 어떤 부분을 읽어도 흥미롭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즐거운 책이었다.
 
청각을 이용해서 범죄를 밝혀내는 놀라운 수사능력, 예컨대 시력을 잃은 조사관이 이 역할을 함으로서 사고현장에서 면도를 했는지 샤워만 했는지까지 조그마한 청각적 사실을 가지고도 유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면 역시 우리가 늘 접하고 있는 것들이 우리들의 예민한 감각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한쪽의 감각이 유난히 발달하는 사람들을 여러 유용한 일들의 임무를 맡길 수 있다. 그들은 장애인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가치있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이지 않을까.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후각, 미각, 촉각, 시각, 다중감각을 읽으면서 오감은 심리적인 영향을 매우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여러 사회적인 실험이나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서 입증할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맛이 있다고 유명하다는 정보를 먼저 듣고 먹는 맛과 그냥 먹는 것은 그 음식에 관한 평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 실제의 미각에 작용해서 더 맛있게 느낀다는 사실을 읽고는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얼마나 그런 마케팅에 우리가 속고 있는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벤저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라는 영화에서 실제 벤자민 버튼 역할을 맡은 브래드 피트가 등장하는 것은 '영화가 시작된 지 한 시간도 더 지나서' 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 알았을 때에는 너무나 놀라웠다. 분장을 하고 연기를 하는 줄 알았는데 폴라 익스프레스 같은 CG였었다니. 사람들은 폴라 익스프레스라는 CG 모션 픽쳐 방식의 애니메이션을 아주 재미있게 보았지만 사람들 만큼은 안색이 안좋고 표정이 어색한 좀비같은 인간들의 모습이었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었다. 그런데 인간에 더 가깝게 사실적으로 입힐수록 그런 현상이 두드러진다니 너무나 놀라웠다. 우리들이 느끼는 것은 달랐다. 스타워즈에서 인간 모습을 한 그 로봇이 실제로 인간과 같은 살을 입혔다면 훨씬 징그러워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깡통 로봇같은 그 모습에 우리는 안심하고 더 귀여워했던 것 같다. 어쨌든 실제 인간과의 그 미묘한 수많은 오차를 줄여나가다 보면 더욱 완벽한 그래픽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몸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운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440페이지에 달하는 빼곡한 이야기들은 다채롭고 다양한 오감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