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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껴안아 숲을 지킨 사람들 - 유네스코와 함께 만나는 아시아의 자연과 문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엮음, 김웅서 외 글, 심윤정 외 그림, 김훈기 외 감 / 웅진주니어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웅진주니어의 책 중에서도 표지에서부터 뭔가 색달랐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마크가 찍혀져 있고 유네스코와 함께 만나는 아시아의 자연과 문화라는 부제와 함께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엮음이라는 저자쪽에 쓰여진 문구가 그랬지요. 그리고 나무들을 살포시 껴안고 있는 그곳 주민들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우면서도 포근해 보였습니다. 웅진주니어의 책은 언제나 쓸데없는 낭비를 막고 (띠지나 양장본 없이) 산뜻한 표지 하나로 만족시킵니다. 그래서인지 책가격도 요즘 책 가격들에 비해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책가격보다 훨씬 많은 정보와 좋은 내용들이 담겨 있을 때가 많습니다. 이 책도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들 책 치고는 179페이지의 용량에 하나하나 세밀한 내용을 담은 여섯가지 갈래의 환경에 관한 자연을 지킨 사람들과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허나 이 책도 고학년 수준인 것 같습니다. 물론 요즘 재미있는 책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는 5학년이 되는 딸에게 물어보니 재미는 있는데 조금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책을 붙잡고 한꺼번에 쭈욱 내려읽는 그런 책은 아니라고 합니다. 며칠에 걸쳐 한 챕터씩 읽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어른인 제 눈에도 적당히 맞을 정도였으니 말이지요. 세상이 복잡해 지면서 어려운 글들이 난무하는데 저는 어른들 책도 이렇게 아동용이나 청소년용처럼 어렵지 않은 말로 정보를 전달해 주는 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 역시 고학년과 청소년용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섯가지의 큰 내용은 이렇습니다. 1. 사라왁 원주민은 왜 정글을 떠나야 했나? 2. 마이크로네시아의 산호초가 지구를 살린다고? 3.아낌없이 주는 보물 창고 갯벌(우리나라의 증도) 4.주민들이 지켜 가는 정글의 섬 이리오모테 5.사람과 자연이 함께 사는 신성한 숲(히말라야) 6.부탄에는 없는 것이 많아 행복하다고요? 나름 환경에 관한 아동책을 많이 봤지만 이번 책에서 나오는 지명들은 다소 생소했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정보와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4번의 이리오모테섬은 일본에서 한참 남쪽으로 떨어진 섬이라 일본보다는 대만이나 중국과 훨씬 가깝게 있습니다. 어떻게 일본땅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그랬나 봅니다.
이리오모테섬은 또 하나 그 장대한 광경들이 사진으로 가득 실려 있어서 또 한번 웅진책답게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정글이 따로 없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모양의 양지버섯처럼 생긴 커다란 나무 사키시마수오나무도 구경할 수 있었구요. 열대지방과 거대한 정글에서 볼 수 있는 맹그로브 숲도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나무를 벨 때에는 숲의 정령에게 허락을 구할만큼 꼭 필요한 때에만 나무를 베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에게도 리조트 같은 시설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에코 투어'라고 자신이 가져간 쓰레기는 다시 가지고 나와야 하며 이리오모테에서 3년 이상 살고 섬의 자연과 문화를 잘 아는 사람만이 가이드가 될 수 있어서 카누를 타고 투어를 하거나 자연체험을 하게 합니다. 정말 언제 한 번 아이들과 체험을 하고 싶은 곳이더라구요.
이리오모테섬 이야기는 이 책의 사라왁 원주민의 이야기와는 정반대여서 사라왁 원주민의 탈출이 너무나도 안타깝게 여겨집니다. 사라왁 주는 보르네오섬의 북서쪽에 있는 곳입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아마존 같은 곳이었어요. 보르네오섬은 동남아시아의 아마존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이곳의 숲과 자연들이 전 지구의 산소를 20프로나 책임지고 있다는데 일년에도 서울의 4배 되는 숲이 없어지고 나무를 베어가고 바쿤댐이라는 어마어마한 댐을 지었지만 오히려 자연만 파괴되고 돈만 썼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의 무슨 강 사업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너무 걱정이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면 정말 각 세계의 아름다운 자연을 자국에만 맡기지 말고 전세계가 힘을 합쳐 지켜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의 지구가 정말 큰일이 나겠더라구요. 도대체 누가 그렇게 많은 나무를 베고 개발을 하는지. 아이들에게는 안타까움과 함께 이 자연을 함께 지켜나가야 할 우리의 자연유산이라는 점을 확실히 알게 해주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여섯 가지의 이야기가 모두 버릴 것이 없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