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전세대란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민심마저 흔들리고 있는데 올해말에 전세를 구해야 하는 우리집으로서도 큰일이다. 아파트에만 목숨걸고 싶지 않아서 다시 무주택자가 되었더니 이런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그래도 아파트값은 오르는 것 같은 착시현상뿐이지 실제로 거래는 거의 되는 것 같지 않다. 여기 <아파트 쇼크>라는 책이 있다. 여타의 경제를 다룬 책으로 이미 우리나라도 일본이나 미국의 부동산 시장처럼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글을 많이 읽었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좀 더 개인적인 논조하고 할까. 읽다보면 그래그래.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더 이상 정부의 핑크빛 부동산 대책을 믿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것이 시종일관 관통하는 이야기이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기성세대가 그토록 원한 집값상승이 어떤 문제들을 가져왔는지 집중해서 조명하고 있다. 당장 미혼인 남동생이 결혼을 해서 집을 구하게 된다면 하늘높은 줄 모르는 아파트값과 전세값마저 이렇게 뛰고 있는 상황에서 뭐라 해 줄 말이 없을 것 같다. 이게 다 부모세대와 형세대가 벌인 일이라면 말이다. 2000년 이후로 수직상승하기만 한 아파트 한 채의 값은 누가 보더라도 비정상적이다. 수도권부터 서울의 아파트값은 더더욱 그러하다. 강남불패라는 말도 있듯이 중학교 문제로 인하여 강남쪽으로 눈을 돌려보았더니 전세 마저 구하기 힘들고 오래된 아파트에 비해서 전세값도 터무니없이 비싸다. 지금의 한국 상황을 누가 정상이라고 보겠는가.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점을 계속해서 안타까워하며 강한 논조로 언급하고 있다. 가게가 무리해서 대출을 받아 집을 샀던 과거나 현재의 상태에서 정부가 부추기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이러다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된다면 빚을 얻어 집을 산 사람들은 어떻게 될 것이겠는가. 아파트값 폭락은 시한폭탄과 같다. 지금 아파트를 사는 사람들은 그 폭탄을 떠안는 것이다. 지금 모두가 관망세인 것은 그만큼 아파트에서 돈을 벌려는 것은 이제는 아니다라는 반증이며 실수요자마저 눈치를 보는 이같은 상황에서 폭락은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갈수록 아파트를 둘러 싼 상황들은 악화만 되고 있다. 곳곳에 포화상태인 미분양 아파트들은 이미 인구에 비해서 넘쳐난다. 앞으로 인구감소에 어떻게 이 많은 유령같은 아파트들을 채울 수 있을까. 결국 아파트만이 답은 아니라는 사실과 이제는 아파트에서 탈출을 감행할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말들이 귓가에 들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