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빼기 3 - 어느 날… 남편과 두 아이가 죽었습니다
바버라 파흘 에버하르트 지음, 김수연 옮김 / 에이미팩토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4-3. 4빼기 3 은 1입니다. 그런데 단순한 빼기가 이렇게 가슴 아픈 숫자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독일에서 2008년도에 일어난 일입니다. 여덟살난 아들과 세살난 딸과 남편을 자동차 사고로 하늘로 보내버린 한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여자의 직업은 피에로입니다. 그것도 병원에서 아픈 아이들을 위해서 웃기는 피에로. 열일곱살 때부터 피에로를 보고 난 피에로가 되고 말겠어라고 당차게 결심한 소녀가 이윽고 정말로 피에로가 되기 위해 연습을 하고 공부를 하고 진짜 피에로인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그 둘은 결혼을 하지요. 아이들 다섯을 원했던 부부는 이윽고 아들을 낳고 한참 있다가 딸을 낳습니다. 너무나 평온하고 아름답던 어느 날 아침 8시에 아내는 일 때문에 먼저 나서고 사랑하는 아이들과 뽀뽀인사를 나누고 남편과도 다정한 인사를 나눕니다. 그리고 열시가 넘어서 도심을 지나가는 열차와 그대로 부딪혀 그 자리에서 즉사를 했다는 남자와 크게 다쳐 의식불명에 빠진 두 아이를 태웠다는 노란 피에로 버스의 사고 소식은 이내 여자에게도 들려옵니다. 그 순간 남편은 죽었구나. 그래 죽었어. 아이들도 죽었나? 큰애가 죽었나? 하지만 그 숱한 물음 속에 셋 다 죽었다는 물음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삼일후에 천사였던 아이들마저 그녀를 떠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 책은 다른 책과는 행보를 달리합니다. 그녀는 곧바로 그녀를 위로했던 가족들과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모두 메일을 보냅니다. 그녀의 남편이 죽기전 몇개월동안 얼마나 평온했는지.. 미완성인 일들이 없도록 얼마나 일들을 잘 처리했는지...그리고 요즘만큼 행복한 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는지...아마도 남편의 생명은 원래 거기까지 였던 것 같다고. 그도 알았던 것 같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아이들이 얼마나 예뻤는지 천사였는지 고백합니다. 정말 처음부터 눈물 없이는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가 추억하고 추억하는 그 순간들, 아이들이 종알종알 떠들었던 영특한 말들이 모두 내 아이들의 말처럼 가슴을 후벼팝니다.

 

그런데 그녀는 어떻게 그렇게 쉽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요. 그녀 역시 지금도 생각만 하면 가슴이 미어지고 아플 것입니다. 그래도 그녀는 다시 피에로라는 일을 하고 진보적인 일들을 하며 얼마 지나지 않아 여성에게 주어지는 상도 수여받습니다. 그녀는 바로 그런 일들로서 자신의 남편과 아이들이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길거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그녀는 죽음도 두렵지 않다고 합니다. 죽음 뒤에는 바로 사랑하는 남편과 그 귀여운 아이들이 그 모습 그대로 창밖에서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리듯이 기다릴 것을 아니까요. 기꺼이 그날을 기다린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살아있는 동안은 피에로로서 아픈 아이들과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위하여 열심히 웃겨줄 것을 생각합니다. 그녀의 이 강인하고 감명깊은 이야기는 독일의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도 울렸습니다. 이제 한국을 울릴 것입니다. 눈물 없이 읽을 수 없었지만 끝까지 읽었습니다. 그녀의 강한 인내와 강한 심성들을 배우고 싶습니다. 나 같으면 아마 정신이 나가버렸을 것입니다. 좀 더 강인한 정신을 갖고 싶습니다. 그것이 비단 나만을 위한 일만은 아닌 것임을 그녀의 책을 통해서 깨닫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