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초의 대여행기 왕오천축국전 두레아이들 고전 읽기 1
강윤봉 지음, 정수일 감수 / 두레아이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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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국사시간에 배웠던 해외 첫 여행기 혜초스님의 <왕오천축국전>을 성인이라면 거의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왕오천축국전은 한문으로 쓰여져 그 해석을 풀이해서 우리가 잘 읽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왕오천축국전>이 강윤봉 선생님에 의해서 새롭게 탄생하였습니다. 성인이어도 쉽게 해석본을 읽을 수 없었던 왕오천축국전을 정확한 감수와 풀이를 통해서 쉽게 읽게 해주는 역작입니다. 비단 어린이용이 아니라 성인이 읽어도 혜초스님이 어느 경로로 이동하였으며 어디까지 가셨는지 어떤 사람들을, 민족들을 만났는지 어떤 유물과 건축들을 보고 왔는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1908년, 책이름도 저자 이름도 떨어져 없어진 채 한 권의 두루마리 필사본으로 발견된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절략본 원본은 너무나 아쉽고 원통하게도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으로 우리나라에 '대여'형식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찾아옵니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4월 3일까지 전시한다고 하네요.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과 이븐 바투타의 '이븐 바투타 여행기', 오도릭의 '동유기'와 더불어 세계 4대 여행기라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신라 승려 혜초가 723년부터 727년까지 다섯 개 나라로 이루어진 천축(중국 사람들이 부르던 인도의 옛 이름)과 서역 여러나라를 여행하고 남긴 기록이 바로 <왕오천축국전>입니다. 혜초 스님은 당시에 당나라로 유학을 가서 세계를 여행하고 여행에서 돌아오는 곳도 중국이었습니다. 719년에 서해를 건너 앳된 소년의 나이인 16세에 당나라로 향했던 혜초. 그의 모습은 이 책의 구성을 통해서 왠지 생생하게 살아난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만큼 정성을 기울여 만든 책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맨발에 알몸이다. 외도(불교 이외의 종교를 받드는 이)는 옷을 입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왕오천축국전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글이라고 합니다. 불교가 아닌 이교 중의 하나인 자이나교 교도를 먼저 만나게 된 것입니다. 자이나교도들이 순례를 많이 하는 곳인 바이샬리에서 여행이 시작되었기 때문인데 바이샬리는 자이나교를 크게 일으킨 마하비라의 출생지인 까닭이라고 합니다. 또한 "노비가 없으며 사람을 파는 죄와 사람을 죽이는 죄가 다르지 않다"며 사람을 사고파는 죄를 나무라고 있다고 하니 얼마나 생생한 기록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절략본이라 하여 다른 여행기보다 아래로 보는 세계인들이 있다고 하는데 혜초 스님의 문장력은 아주 뛰어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식(아랍)에서 페르시아의 땅까지 이르러 여행을 했다고 하니 놀라울 뿐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파미르 고원, 카슈가르 지방, 중국의 오랑캐로 불리운 돌궐이 있는 곳을 거쳐서 중국의 장안으로 돌아왔다고 하는 여행기의 기록이 매우 잘 그려져 있습니다. 그가 다녀온 곳의 지도와 여러 유물의 사진을 곳곳에 실어주고 삽화까지 있어서 이 책을 읽는 내내 과거로의 타임캡슐 여행을 하고 온 기분이었습니다. 초등학생들도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잘 읽을 것 같고 주로 청소년들과 성인에게도 무척 좋은 양서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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