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달렸다 웅진책마을
김남중 지음, 김중석 그림 / 웅진주니어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김남중님의 '바람처럼 달렸다'는 웅진주니어의 웅진책마을 시리즈 중의 한 권입니다. 웅진주니어의 책은 거의 실망한 적이 없어서 늘 신뢰하는 출판사입니다. 처음에 이번에 5학년으로 올라가는 딸아이에게 먼저 읽혔습니다. 다 읽은 소감은 "재미있다." 아이가 말이 많지가 않아서 더 물어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다음에도 또 읽을 책이야? 하니 그제서야 "응. 6학년때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합니다.

 

이제는 제가 읽어봅니다. 190페이지의 짧은 소설과도 같은 분량인데 너무 재미있게 읽힙니다. 자전거 신의 저주가 걸려버린 아이 '동주'는 자전거를 사기가 무섭게 석달도 안되어 잃어버립니다. 이제는 반 친구들도 동네 사람들도 모두 알 정도여서 자신의 자전거를 빌려주지 않으려 합니다. 동주의 자전거처럼 잃어버릴까 두렵기 때문이지요. 이제 벌써 일곱대, 여덟대.. 정말 이 정도면 자전거신의 저주가 붙었다고 할 정도 맞겠지요? 이 소설은 연작식으로 짧은 이야기들이 동주의 자전거에 관한 에피소드로 이어집니다.

 

'막걸리 아저씨' 편에서는 동주가 지켜본 어른 중에서는 막걸리병을 쌓아서 자전거로 배달하는 막걸리 아저씨가 가장 멋집니다. 이 마을에서 가장 잘생긴 청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갈밭길을 흔들림없이 그 무겁고 높다란 막걸리들을 싣고 가기 때문이지요. 그러던 어느날 도시에서 온 것 같은 번쩍거리는 차가 자전거와 부딪혀 버립니다. 막걸리병들은 산산이 깨져버리고 그 차 주인은 그냥 가려고 합니다. 가려는 차주인의 소매를 붙잡고 막걸리를 변상해 달라고 하지만 차주인은 되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차가 더 비싼데 물어줄거냐며 냅다 가버립니다. 분명 차가 잘못한 것인데 말이지요. 동주가 동경하던 막걸리 총각은 그만 주저앉아 엉엉 울어버립니다. 정말 열심히 배달을 해서 살아가는 총각일텐데 읽는 나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거꾸로 자전거' 편에서는 동주는 이 마을에서 가장 자전거를 잘 타는 아이입니다. 어느날 미국에서 본 거꾸로 자전거를 언젠가는 다 자라서 꼭 타보는게 소원이 되었습니다. 미국에 가서 말이지요.

 

'이인용 자전거' 는 초등학생의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이 살짝 보이는 재미있는 에피소드입니다. 동주는 학교에서 소풍을 갑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위해서 용돈을 털어서 초콜릿까지 사주었고 그 아이와 이인용 자전거를 타게 되는데 자꾸만 오르막길을 오르라 내리막길에서 신난다 이러면서 동주를 자꾸 시킵니다. 알고 보니 그 여자아이는 전혀 페달을 밟지 않고 있었다는 반전이.. 개인적으로 그런 여자아이를 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정말 짜증이 팍 났습니다. 어딜 가나 민폐형 인간이 있기 마련이지요. 동주도 결국 그 여자아이에게 질려서 토라져서 돌아오고 맙니다.

 

열두가지 이야기가 다 잔잔하고 아이의 심리를 잘 그려낸 수작들입니다. 중학생 아이들이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6학년이 되어서 다시 읽는 기분은 어떨지. 딸아이에게 그때 가서 다시 물어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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