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이어령의~ 하고 시작되어서 이어령님이 쓴 글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전체를 아마 기획을 하셨나 보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이어령이라고 책날개에 써있다. 윤한국이라는 작가의 글에 홍윤표 그림이다. 책은 그냥 활자만 있는 책이 아니라 '먼나라 이웃나라'식의 에듀만화같은 형식이다. 통섭이 유행인 것처럼 이어령님의 저작물은 진작부터 통섭적인 것이 많았다. 소설도 시도 에세이도 논설문도 아동 전집도 모든 활자화되는 내용이라면 한번씩은 썼을 그의 문학활동은 우리나라의 최고지성답다. 디지로그 같은 책도 그 연세에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특유의 지성이니 말이다. 그런 분이 책임을 맡고 나온 책은 어떨까.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는 초등학교 교과서라기 보다는 중학교나 고등학교 교과서를 의미하는 것 같다. 성인들이 읽기에도 무척이나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물론 초등학교 고학년들이 읽어도 무난하다. 이번 책은 문학편이므로 문학은 인간의 본능일까? 편에서는 햄릿을 가지고 차근차근 철학책보다 더 철학적이다는 햄릿을 풀어나간다. 문학은 언어 예술의 결정체! 라는 2장은 '데미안'에 대해서 파헤치고 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음악적으로 쓴 문학 작품이란 걸 알면 놀랄 것이다. 역사보다 더 진짜 같은 문학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역사 드라마는 진짜 역사와는 다른 허구가 많이 가미된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또 누구나 헷갈리는 문제이다. 이런 점에 대해서 또 잘 파헤치고 있다. 희곡은 역시 신화에서 길을 찾는 게 맞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새삼 깨달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국내 작품인 '무녀도'를 통해서 우리나라 문학과 토속종교에 대해서 그 관계성을 알아 볼 수 있는데 문학과 종교는 서로 돕고 발전되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문학이 인터넷을 만났을 때 컴퓨터 게임 속에 문학이 있다는 사실과 카메라가 글과 함께 만년필처럼 쓰이는 시대가 왔음을 현대의 시각에서도 문학을 잘 파헤치고 있다. 이러한 사고의 힘을 길러주는 융합형 교과서의 필요성이 이 책을 통해서 더욱 절실히 느껴진다. 지루한 것을 참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교과서 넘나들기 형식은 꼭 한번 읽혀볼만한 집대성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