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여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 기욤 뮈소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신작이었다. 신작 '종이 여자'는 당장 영화화해도 좋을 것 같은 좋은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느낌이랄까. 읽으면서 이 부분은 이렇게 저 부분은 저렇게 일반인인 나조차도 마음 속으로 영화를 찍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읽는 재미가 있어서 정말 술술 읽힌다. 일단 스토리가 방대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 약간의 기욤 뮈소풍이라는 기시현상만 살짝 없앤다면 더욱 완벽하리라.
 
기욤 뮈소나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한국에서 특히 사랑을 받는 작가들이다. 그래서인지 새로 나온 신작에 한국인이 등장하는 것은 우연치고도 신기하다. 베르나르의 '카산드라의 거울'에서는 한국인 소년이 중요인물로 주인공과 함께 하고 기욤 뮈소의 '종이 여자'에서는 이 작품의 주인공인 소설가 톰 보이드에게 팬레터를 보내는 사람중에 일본인도 아닌 한국인이 섞여 있으며 소설의 후반부에서 마지막 남은 하나의 책을 찾는 과정에서 한국인 여자유학생이 실연당한 남자에게 그 책을 발송하는 것으로 그 여자가 다니는 이화여자대학교의 모습까지 등장한다. 읽으면서 작가의 한국에 대한 애정이 담긴 것 같은 이런 디테일한 면을 접하니 더욱 좋아지지 않을 수 없었다.
 
톰 보이드라는 베스트셀러 작가는 천사 3부작이라는 소설 시리즈로 초베스트셀러 작가의 위치에 올랐다. 오로르 발랑꾸르와의 사랑과 실연으로 개인적으로 소설을 쓰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다. 그러자 어릴때부터의 친구인 밀로와 여자친구인 캐롤이 그를 돕는다. 그러는 와중에 환상과도 같은 일이 난다. 그가 쓰고 있던 2부작에서 주인공은 아니지만 조연으로 활약하는 '빌리'라는 여자가 그의 앞에 실제 여인으로 나타나는데 그녀는 '종이 여자'였다. 인간세상에 적응하다 병을 얻어 잉크를 내뿜는 종이여인.. 그녀에게 점점 사랑을 느끼는 톰 보이드에게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 소설은 끝까지 읽어야 한다. 반전의 재미도 크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소설을 쓰면서 생기는 애로사항들이 기욤 뮈소 본인의 이야기처럼 가슴을 파고든다. 아마 그래서 작가가 아끼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신간도 역시 독자들을 실망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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