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가 세상을 지배한다 - 마이클 L. 프린츠 아너 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8
K. L. 고잉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2010년부터 청소년 문학을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몇몇 출판사의 청소년 문학상 시리즈는 다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이 책 <뚱보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그 상위를 차지할 만큼 재미있게 감명깊게 읽었다. 마이클 L. 프린츠 아너상을 수상한 책인데 미국도서관협회가 선정하는 상이라 이 상의 의의는 크다.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과 퍼블리셔스 위클리 등에 '최고의 책'으로 뽑혔다니 역시 나만 좋게 생각한 작품은 아니구나 라는 자부심마저 든다. 열일곱 살의 키 183 몸무게 135킬로의 자칭 뚱보가 주인공인 책이다. 십대 남자아이들이 생각하는 것을 어찌 그리 잘 풀어냈는지 당연히 남성작가가 쓴 책인 줄 알았는데 맥 라이언처럼 예쁘고 가녀린 K.L.Going 이라는 여성의 작품이다. 홈페이지도 있던데 한 번 방문해 보고 싶을 정도로 이 책에 매료되었다.
 
여기는 미국 뉴욕이다. 뉴욕의 지하철은 오래되어 낡고 지저분하기로 유명하다. 그 지하철이 어느 한 역에서 주인공인 트로이는 뚱보로서의 삶에 좌절을 느끼고 이제 생을 마감하려 한다. 세번째 지하철을 보내고 결국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꼬질꼬질하기 이를데 없는 노숙자 몰골의 한 말라깽이가 접근한다. 자신의 목숨을 구했다면서 식사 한끼를 대접하라고 말이다. 얼떨결에 이 말라깽이 소년과 식당에 들어간 트로이. 그의 이름은 '커트' 커트 맥크레이라면 트로이가 다니는 고등학교의 선배로서 지금은 행방불명으로 여겨지는 소년이다. 전설적인 락 공연에 기타리스트로 유명했던. 물론 트로이도 그의 명성을 잘 알고 있다. 그의 몸에서 느껴지는 냄새에도 불구하고 식당의 웨리트리스는 호감을 준다. 그리고 트로이의 학교까지 찾아오는데 그곳에서도 커트는 단번에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 한다. 그에게는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는 것이다. 트로이로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그런데 커트는 이상하게도 선남선녀 아이들을 다 제치고 오로지 트로이에게만 다가오고 그에게 자신의 밴드의 드러머가 되어 달라고 한다. 어렸을 때 이후에는 드럼을 친 적도 지금은 그마저도 못치는 트로이는 처음에는 시선을 끌게 되어 커트에게 끌려다니다가 자신은 드럼을 치지 못한다고 하는데도 커트는 무조건 그만이 자신의 드러머가 될 거라는 확신을 하고 있다. 트로이는 동생인 데일에게서도 무시당하고 어린 시절에 엄마를 여읜 마음이 아픈 소년이다. 외롭고 괴로운 마음이 마음을 알아보나 보다.
 
커트는 처음부터 트로이가 좋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이런 커트로 인해 트로이도 변하게 된다. 점차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남들이 자신만 쳐다보고 욕한다고 생각하던 세계에서 점점 탈출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게 되는 것도 아이러니하게도 불량스러운 커트 덕분이다. 커트는 커트 나름대로 트로이의 따뜻하면서 무뚝뚝한 아버지로 인해 인간다운 대접을 처음으로 받게 된다. 소설은 결국 해피엔드로 흘러가고 마지막장을 덮고서 나 역시 더없이 행복해졌다. 이야기를 전개하고 끌어가는 힘이 대단하다. 나는 앞으로도 청소년 문학을 좋아할 것 같다. 열일곱살이 주인공인 책은 역시 그 또래가 읽으면 딱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성인들이 읽기에도 너무나 재미있고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해서 좋다. 그래서 나는 청소년문학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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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1-01-12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스러운 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