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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입니다
딕 호이트.던 예거 지음, 정회성 옮김 / 황금물고기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한 2~3년전에 한 동영상을 보았다. 보기 전에는 그토록 기억에 남을지 보면서 그렇게 눈물을 흘릴지 몰랐던 단 하나의 동영상이었다. CAN 나는 할 수 있다는 제목의 그 동영상은 아름다운 배경음악에 한 초로의 아버지가 휠체어에 뇌성마비로 보이는 다 큰 어른이 된 아들을 태운 채 밀면서 마라톤을 하고 철인 3종 경기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보트에 아들을 올린 채 수영을 하고 다시 달리기를 하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처럼 숨막히는 레이스를 펼치는 같은 중년도 훌쩍 넘긴 한 아버지가 있었다. 그 동영상을 보기만 해도 그 아버지의 힘찬 그렇지만 숨이 차고 힘들어보이는 아버지의 헌신 바로 그것이 느껴지는 순간 눈물이 폭포처럼 흘러내릴 것이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어떤 이는 너무 울어서 사무실문을 잠그고 보았다고 한다. 바로 딕 호이트와 릭 호이트 부자의 이야기였다.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을 '팀 호이트'라고 부르며 이제 레이스에 등장하면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며 박수를 보내준다. 보기만 해도 사람들을 감화시키는 사람이 있다면 단연 딕 호이트라는 아버지의 이름일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도 그는 전혀 이 유명세로 호들갑을 떨지도 젠체하지도 않는다. 그냥 자신은 아들이 좋아해서 달리기를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딕 호이트의 어린시절부터 성장과정을 보고 지금의 릭의 엄마이자 아내를 만나 어떻게 가정을 이루었는지 그리고 고대하던 첫 아들이 태어나고 난 직후 얼마나 큰 좌절을 경험했는지 그 아들을 이토록 훌륭하게 키워냈는지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읽는 나로서는 하나하나가 감동이었고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마치 헬렌 켈러와 설리반 선생의 이야기처럼 기적같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아들을 언어라는 통로로 꺼내주었고 그 아들은 명문대학에 입학해서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되기까지 한다. 이 모든 것은 컴퓨터를 연결한 '쌍방향 의사소통 장비' 덕분이다. 딕 호이트에게 감동받은 여러 사람들이 특히 공학도들이 연구해서 마련해준 선물을 릭 호이트 덕분에 비슷한 증세를 가진 환우들에게 희망의 장비가 되고 있다.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는 그들에게 감동받아서 새로이 살 희망과 용기를 얻은 사람들의 메세지가 줄을 잇는다. 그 중에는 릭 호이트의 장비와 재활과정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의 자식을 위해서 기꺼이 관련된 정보와 연결을 해주기도 한단다.
딕 호이트 부부가 어떻게 릭 호이트를 잘 키워냈는지 형제들과는 어떻게 지냈는지 모든 과정이 책에 낱낱이 나와 있다. 특히 처음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내용은 숨을 멈추게 한다. 그들은 꼴찌에서 두번째로 들어왔지만 완주를 했으며 그날의 승리에 아들 릭 호이트는 정말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이 달렸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운동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매니아답게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딕 호이트는 결심했을 것이다. 아들을 위해서 앞으로도 계속 팀을 꾸려 달리겠다고. 그 의지는 철인 3종 경기에까지 이르렀다. 전문적인 운동과는 담을 쌓았던 마흔을 넘긴 쉰을 넘긴 한 남자가 어떻게 그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며 아들과 함께 달렸는지 그것은 정말 뜨거운 부성애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지금 우리는 그래서 그들의 인간승리에 동참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과 후는 분명 달라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