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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우리 시대의 거울 -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소통의 징검다리
이경덕 지음 / 다른세상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라디오에서 <신화 오딧세이> 라는 제목으로 10부작 신화 특집방송을 했었다. 그 때 신화 읽어주는 남자로 유명했던 이경덕씨가 펴 낸 <신화, 우리 시대의 거울> 은 읽어볼만한 책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나 과거나 인류의 정서를 꿰뚫는 것들은 무엇인가. 신화는 지금도 거울처럼 우리를 비추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경덕씨의 이 책은 시종일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도 심도있게 지금의 전래동화나 이야기와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비단 그리스 로마 신화만 우리 인류에게는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이 여러나라의 신화와 우리나라의 잘 알려지지 않은 신화이야기를 잘 버무려서 설명해 주고 있어서 지적인 호기심으로 읽어나갈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자청비' 이야기는 정말 신선했다. '바리데기'이야기와도 어딘가 닮았지만 말이다. 자청비라는 등장인물만 들어보았지 자청비가 탄생한 배경등은 잘 몰랐다. 아버지가 100근이 아닌 99근만 공양하는 바람에 고대하던 아기를 얻었지만 남자아이 대신 여자아이인 자청비가 태어났고 여자임에도 여러모로 너무나 뛰어났던 그녀는 여자임을 숨기고 학문을 배우며 하늘의 도령과 5년간 수학하고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그리고 호숫가에서 그녀를 욕보이려 했던 머슴을 어쩌다 죽였는데 아버지는 잡안일을 도맡아 해주던 고마운 그를 죽였다고 그녀를 오히려 탓했고 다시 숨돌리는 꽃을 어렵게 찾아내 머슴을 살려냈지만 오히려 요망한 것이라며 딸을 내쳤던 자청비 신화에서 가부장적인 사회와 은근히 오이디푸스적인 이야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동경국의 버무왕 이야기라든가 잘 알려지지 않은 신화를 접할 수 있었다. 미녀와 야수나 오즈의 마법사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근현대의 동화를 신화와 함께 비교 조명한 것도 흥미롭고 길가메시 서사시나 아프리카의 신화까지 모두 아우르는 책내용은 한 권만으로도 신화와 현대인의 문화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사고의 장을 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