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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베란다에 방울토마토가 자라요 ㅣ 자연과 함께 하는 살림 생태 학습 3
박희란 지음, 신명근 그림 / 살림어린이 / 2010년 11월
평점 :
우리집 베란다에서도 모판에 심어진 양상추와 치커리를 키워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물을 주는 횟수도 잘 모르겠고 이상하게 점점 시들시들해지고 진딧물도 꼬이기 시작했어요. 나중에는 너무 많아져서 그냥 버리고 말았답니다. 인터넷이나 다른 데에 물어볼 생각도 못하고요. 생각보다 귀차니즘이 심각한 저는 이런 일은 내게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생각이 바뀌었어요.
우선 누구나 기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책의 표지부터 너무나 예쁜 그림책이 나를 반겨주네요. 초등학교 딸이나 여섯살 아들과도 찬찬히 손가락으로 짚어감며 와 이것 좀 봐~ 배추가 베란다에서 자라네. 오이도, 방울토마토도. 그리고 이 벌레는 무당벌레의 애벌레인데 진딧물을 잘 잡아먹고 무당벌레가 되어서도 잘 잡아먹는대. 지렁이는 음식쓰레기도 처치해 주고 흙을 비옥하게 바꾸어 준단다. 이렇게 읽어나갈 수 있는 아름다운 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자상하고 상냥해 보이는 엄마와 차분해 보이는 어린 아들이 베란다에서 이것저것을 키우고 가꾸는 모습은 감동적이었어요. 그것이 알고 보니까 맨 뒷장에 실제 이 책의 주인공인 엄마와 아들의 얼굴과 실제 베란다의 모습이 나오는데 그림책에서 나오는 모습과 거의 흡사하더라구요. 정말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좋겠구나 이런 엄마를 둬서 아이는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엄마면서도 말이지요. 정말 이 책으로 자신감을 얻고 새로이 하나씩 하나씩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동화도 참 훌륭해요. 일본 그림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그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거에요. 비오는 날 만나자 라든가, 순이와 어린동생, 뾰족산에 사는 작은 리토라와 같은 차분하고도 예쁘고 섬세한 그림체가 돋보이는 그림책이에요. 게다가 알토란 같은 지식도 같이 숨어 있는 책이지요. 실제로 밖으로 나가서 지렁이와 무당벌레나 무당벌레 애벌레는 채집하는 장면도 나오고 칠성 무당벌레와 달리 수많은 점이 달린 무당벌레처럼 생긴 무당벌레는 잎을 뜯어먹는 아이라서 절대 가져와서는 안된다는 것까지 알 수 있었어요.
자연과 함께 떠나는 살림 생태 학습 3권인데 1권과 2권도 궁금해 지네요. 요즘 책들은 정말 예쁘게 기획되고 정성이 깃들여진 책이 많네요. 부록까지 이 책을 읽고 난다면 더욱 든든하고 뿌듯한 마음이 들거에요. 아이들과 이야기하며 읽기에도 정말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