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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시간에 철학하기 ㅣ 지식의 사슬 시리즈 4
안광복 지음, 강응천 기획 / 웅진주니어 / 2010년 6월
평점 :
요즘은 통섭이 인기. 뭐든지 하나로 끝내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그런 글쓰기가 좋아보인다. 웅진주니어의 <지식의 사슬> 시리즈는 그런 의미에서 거의 완벽한 시리즈 같다. 물론 초등학생들이 읽기에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책을 좋아하는 사고가 발달한 고학년 아이들부터 중학생, 고등학생, 성인에 이르기까지 도움이 많이 되는 시리즈이다. 이런 시리즈를 읽다보면 사고가 유연해지고 논술에도 강해질 것 같다. 엄마부터 먼저 읽어보는 지식의 사슬 시리즈. 이번에는 <지리 시간에 철학하기> 를 읽어보았다.
지은이 안광복 선생님은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소크라테스 대화법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1996년부터 중동고등학교 철학 교사로 학생들에게 철학과 논술을 가르치고 있다. 일상에서 철학하는 즐거움을 설파하는 인문학 필자이기도 해서 여러 책을 펴내기도 했다. 철학을 전공한 분답게 지리라는 과목을 풍수지리같은 동양철학과 연관지어 이야기하기도 하고, 세계사에서 중국보다 유럽이 바다로 눈을 돌려서 항해를 하여 식민지를 삼았던 이야기들을 풀어내기도 한다. 중국은 물자가 풍부하여 밖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없었지만(그것을 책에서는 지대물박이라고 표현한다. 땅은 넓고 물자는 차고 넘친다) 반면, 콜럼버스가 살던 15세기의 유럽은 좁은 땅에 넘치는 인구, 페스트같은 전염병이 창궐하는 그리하여 먹고 살기 위해 바다로 눈을 돌렸다. 게다가 중국에서 전해진 물건들로 인해 입이 고급이 된 유럽 사람들은 비단과 후추를 구하기 위해서 더욱 그리했다는 것이다. 두 대륙 가운데 이긴 편은 과연 어디일까. 청나라 말기를 생각하면 된다. 당연히 유럽이다. 네덜란드, 영국, 포루투갈, 스페인, 프랑스 같은 나라들은 해외에 식민지를 만들며 세계를 쥐락펴락했다.
또한 음식과 식품이 지리적인 특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글을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인도에서 소고기를 안 먹는 이유, 이슬람에서 돼지고기를 안 먹는 이유, 유럽에서 개고기나 말고기를 혐오했던 이유등이 말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인구는 많았고 먹을 것은 없어서 개가 식품으로서 유용했을 것이다. 조선시대 이전부터 말이다. 조선시대에 매년 보릿고개가 있었던 것만 보아도, 부모님들이 증언해 주시는 대로 1950년대 60년대만 해도 농촌에서는 보릿고개때 먹을 것이 없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고기가 얼마나 귀했는지 알 수 있다. 여러가지 장으로 이루어진 지리적인 특성과 세계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지리 시간에 철학하기>를 읽다보면 세계를 보는 눈이 넓어지고 사고가 깊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