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는 당신입니다
로레타 엘스워스 지음, 황소연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아이세움은 우리 아이들의 그림책에서 만족스러웠던 아동출판사로 알고 있었는데 청소년 소설도 있었다. '안녕하세요 나는 당신입니다.' 가 내겐 그 첫번째 작품이다. 열여덟살의 촉망받던 피겨 스케이팅 선수인 이건은 아름다운 소녀이면서 당찬 아이였다. 그래서 때로는 거친 말도 하고 엄마와 사사건건 문제가 있었지만 누구보다 엄마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안다. 한 아이의 거식증으로 전국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열심히 스핀을 돌고 트러플 러츠를 하는 순간 링크의 가장자리 간판이 눈에 들어오고 그만 그 얇은 간판에 머리를 그대로 부딪쳐 소설의 초반부에 죽고 만다. 너무나 얼떨떨한 상황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러니 죽은 아이는 오죽했을까. 자신의 죽음을 믿지 못하고 죽는 순간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 가령 엄마와의 마지막 식사라든가.. 엄마와의 말다툼, 요양소에 계신 할아버지를 문병한 일, 할아버지의 흔들의자를 엄마에게 주기 싫어서 남자친구인 스캇과 장롱뒤 공간에 숨긴 일, 스캇과 단둘이 있는 것을 엄마가 보시고 기겁한 일...

 

그리고 소녀는 살아있을때 장기기증을 선택했었다. 이제 그녀의 심장은 다른 소녀의 가슴에 이식된다. 아멜리아는 한번도 엄마에게 말대꾸를 해본적이 없는 어떻게 보면 소심한 아이이다. 외모에 대한 자신감도 없고 늘 심장병을 앓아온지라 부모님과 동생에게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든다. 병원에서 만난 친구 아리는 동생인 토마스의 이식수술로 인해 병원을 드나들고 아멜리아에게 의지가 되어준다. 한번도 이성을 느껴본 적이 없던 아멜리아는 아리에게 끌리고 아리도 아멜리아를 좋아한다. 이건도 스캇과 짧은 시간이었지만 소울 메이트처럼 이끌리고 사랑을 시작하는 단계였다. 미국이라서 그런지 아이들이 성에 대해 개방적이고 스킨쉽이나 더 나아가는 것에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그 부분들만 아니었으면 4학년 우리 딸에게도 정말 권해주고 싶은 책이었는데 달리 청소년 소설이 아닌 것 같다. 역시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때까지 기다렸다가 읽힐 생각이다. 엄마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자신을 알아 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행복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소설이었다. 그리고 마음은 언젠가 통한다는 것을...이건의 심장을 받고 자꾸 이건의 습관이나 행동이 나와 자기 자신임에도 기증자의 무엇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은 아멜리아는 이건의 가족을 만나 꼬인 매듭을 풀고 싶어하고 이 때 아리가 도움을 준다...

 

과연 이건의 가족은 아멜리아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리고 이건은 죽음과 삶의 이쪽 저쪽도 아닌 곳에서 끊임없이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보고 있는데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 것인가? 소설은 정말 재미있다. 288페이지의 소설을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청소년 소설들이 요즘은 너무나 좋다. 어딘가 두근거리고 깨끗하달까...정화가 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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