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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논쟁 ㅣ 역지사지 생생 토론 대회 1
최영민 지음, 오성봉 그림 / 풀빛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풀빛의 책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줄은 알았지만 이번 책은 더욱 놀라웠다.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곧 5학년이 될 딸아이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글을 쓰는 것도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은 낫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내가 보기에는 너무 미숙하다. 쓰고자 하는 촛점을 곧잘 놓치는 것 같아서인데 글쓰기만큼 말하는 능력도 미래를 사는데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해서(몇년전까지 직장생활을 해보니 말을 잘하는 사람, 발표를 잘하는 사람이 언제나 인정을 받아서..) 토론을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하지만 나 자신도 어려운 일이라 뭐라고 코치를 해주기가 참 어려웠다. 이 책을 읽은 순간, 아...심봤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본적인 틀은 과거의 우리나라 역사속에서 논쟁이 있을만한 논점을 찾아서 초등학교 아이들이 서로 토론을 해보는 내용인데 찬찬히 읽어볼수록 토론의 기본을 너무나 잘 알려주고 있다. 선생님이 한반의 친구들을 모아서 토론을 시키는 것부터 시작되는데 한국과 중국의 편으로 나누어 중국이 자꾸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라고 우긴다는 사실을 가지고 토론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었다. 한국의 아이들은 당연히 고구려는 우리나라의 영토였으니 고구려의 역사는 우리의 것이다 라는 생각만 가지고 안일하게 준비했고 상대편 중국의 입장을 맡은 아이들은 여러가지 역사적인 사실들과 중국의 입장을 조사해서 준비를 많이 하였다. 결과는 우리나라 토론팀의 참패. 우선 토론의 기본도 모르고 참여하고 준비를 하지 않아 반박이나 자신의 논점을 설득하는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측 아이들의 토론에 쓰였던 내용들이나 우리나라 아이들이 처음에 발언했던 이야기들이 아이들이 할 수 있는 토론중에서 아주 최상에 해당하는 그런 토론이었던 것이다. 엄마인 내가 읽어도 아하 그런 사실이 있었구나 할 정도로 토론의 방법과 동시에 역사속에서 한중일간의 역사논쟁을 배울 수 있었다.
임나일본부설이 그 다음 토론의 주제였고 이번에는 일본측을 맡은 아이들과 다시 한국의 입장을 맡은 아이들이 설전을 벌여 비등한 실력을 뽐내게 된다. 우리 아이들도 무언가를 준비할때 이처럼 철저하게 했으면.. 하고 부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논술을 가르쳤던 선생님이 쓴 책이라 아이들의 실력보다 월등하기에 매끄럽게 쓰셨던 것이겠지만, 실제로 똑부러진 아이들은 이처럼 토론할 것 같았다. 아이에게 꼭 읽어보게 하고 싶다. 소리내어 읽어보게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종군위안부의 문제,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독도에 대한 문제, 게다가 일제 강점기 36년간의 문제등 아이들의 역사의식도 고취할 수 있는 멋진 책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