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베이커 자서전 : 성장
러셀 베이커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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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베이커는 우리들에게 PBS의 <명작 극장> 의 진행자로 알려져 있다. 1992년부터 2004년 은퇴할 때까지 이루어졌다. 1962년부터 1998년까지 그 유명한 '뉴욕 타임즈'의 '옵서버' 칼럼을 썼으며 1979년 '옵서버' 칼럼으로 조지 포크상과 퓰리처상 평론 부분을 수상했다. 또 이 책 <러셀 베이커 자서전 : 성장 Growing Up>으로 1982년에 퓰리처상 평전/자서전 부문을 수상했다. 이처럼 유명한 사람의 퓰리처상 수상 자서전이 이제야 소개가 되다니...번역가인 송제훈씨의 번역으로 12년전에 출간되었다가 조용히 사라졌었는데 연암서가에서 재발간을 한 것이었다. 덕분에 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올해 들어서 자서전 형식의 책을 이 책까지 세 권을 읽었는데 하나는 역시 언론인인 마이크 레너드의 '우리 인생 최고의 쇼' 와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컬러 오브 워터', 그리고 이 책 러셀 베이커의 자서전이었다. 셋 다 어린 시절을 비중있게 다루면서 유머와 슬픔과 감동을 간직한 책들이었는데 올해 읽은 책들 중에서 이 책들을 열권안에 꼽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고 배꼽을 잡았었다. 가만 보니 러셀 베이커의 자서전이 발간된 연도로 보나 아마 이런 책들의 시초가 아니었나 싶다. 너무나도 재미있는 문체들과 문장들과 줄거리가 시종일관 자신과 가족의 일들 중에서 감추고 싶은 이야기들 까지도 다 까발리며 어떻게보면 자학적인 이야기에 독자들은 빠져들며 철저히 솔직해서 오히려 웃기고 재미있는 것 같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개인사적 슬픔과 잔잔한 감동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코드이다.

 

왜 이 책이 <성장>이라는 제목인지는 다 읽고 나서야 알 것 같다. 러셀 베이커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이야기부터 친할머니와 아버지의 열한명의 형제들인 삼촌들, 그리고 외가쪽으로도 어머니의 수많은 동생들인 외삼촌들의 이야기가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고 러셀과 여동생 오드리의 어린 시절부터 청년 시절까지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며 3년간 사랑을 하다가 헤어지기를 반복하던 애인인 미미와 결국 결혼에 성공하는 내용까지가 이 책의 줄거리이기 때문에 '성장'이라는 제목이 정말 딱 맞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어머니께 드리는 헌화와도 같은 작품이다. 대공황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다소 딱딱하고 엄하긴 했지만 러셀을 지적인 인간으로 키워낸 것은 어머니의 영향과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중요한 성장의 시기에 어머니가 항상 격언과 격려 때로는 지겨운 간섭으로 그를, 그토록 원했던 '출세'한 인간으로 키워냈기 때문이다. 그토록 똑 부러지고 부지런했던 어머니가 여든이 넘어 치매에 걸려 아들을 못 알아보고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하듯 그녀의 추억 속으로 헤집고 다닐때조차 러셀 베이커는 유머와 재치를 잊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힘들고 슬픈 상황인데도 담담하고 유머로 승화시킨 그의 자서전을 읽노라면 후배들에게도 이런 글쓰기에 지대란 영향을 미쳤으리라 짐작 할 수 있다. 뉴욕 타임스의 소개글로 마무리 하고 싶다. - "그는 가공되지 않은 쓰라린 기억을 재료로 너무나 따뜻하고 놀라울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전기 장르의 위대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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