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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의 천사
키스 도나휴 지음, 임옥희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파괴의 천사. 이 모순적인 단어는 묘한 매력을 주는 단어이다. 제목에 이끌려 본 책이라고나 할까. 두꺼운 책임에도 술술 읽혔다. 그리고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와 줄거리가 마음에 들었다. 다 읽고 나서는 우리 영혼이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라는 문구와 걸작 판타지 성장소설이라는 점에 공감이 갔다. 하지만 해리포터보다 신비롭고.. 라는 문구는 찬성하지 않는다. 해리포터는 보통 11세의 아이들부터 많이 읽는 책이라 아동책이라 할 만 하지만 이 책은 고등학생부터나 읽을만한 내용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마거릿이라는 부인은 60세가 넘었을 아마도 그런 나이이니 할머니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늦으막히 얻은 단 하나의 딸인 에리카의 성장이야기이기도 하고 숀이라는 남자아이의 성장소설이기도 할 터이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신비의 소녀인 노라이다. 노리엘이라는 천사일수도 있는 소녀 아니면 그냥 정신이 이상한 간질환자인 소녀일수도...이 책에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다. 숀이라는 소년이 목격한 그녀의 대한 기적과도 같은 일상의 목격도 그저 숀이라는 소년이 과대 생각한 것일수도 있다. 자신의 생각을 지배하는 너무나 자신만만한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은 그저 믿어지는 것처럼..하지만 정말로 지구에 내려온 파괴의 천사들 중에 하나인 소녀일수도 있다. 어느 추운 겨울 밤에 갑자기 남루한 옷에 두꺼운 안경을 쓰고 마거릿이 혼자 있는 집으로 찾아 온 아홉살 소녀. 마거릿의 이름을 알고 있는 소녀가 너무 춥고 배고파보여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마거릿. 그날로부터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하지만 집을 나간 딸을 그리워하던 마거릿이 손녀뻘인 노라를 보면서 아홉살때의 딸을 머리 속에서 되살리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남들에겐 외할머니라고 부르라고 하면서 노라를 키우게 된다. 그리고 노라의 주변을 맴도는 중절모를 쓴 중년의 남자. 이 남자는 묘하게 만나는 사람마다 경고를 하는 역할을 한다. 그도 파괴의 천사 중 한 사람인 걸까. 노라의 주변을 맴도는 특수요원이었던 것일까..
소설은 에리카가 남자친구 윌리와 도망을 친 이후에 겪었던 시련과 이상한 일들, 윌리와의 거침없는 사랑등을 보여주는 한편 노라와 숀의 우정과 학교와 마을에서의 일들이 교차적으로 보여진다. 마침내 에리카는 엄마인 마거릿의 품으로 돌아온다. 노라는 다시 딸을 찾은 마거릿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노라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일으킨 엄청난 해프닝 덕분에 아이들과 그 학부모들의 엄청난 분노가 찾아오게 되고 노라와 숀은 학교에서 왕따이자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어느 사회에서나 특이한 행동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은 헛소리라 치부되며 겁을 주는 행동이라고 생각되어 마녀사냥과도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 하물며 이 어린 소녀가 벌이는 일에도 이처럼 큰 파장이 일어나는데 말이다. 어느 날 마거릿 퀸의 집은 이사를 가버린다. 숀이 장성해서 수소문끝에 에리카를 찾아온다. 이미 마거릿은 병으로 죽었고 노라의 행방은 알 수가 없다. 에리카가 노라를 고아원이나 다른 곳으로 보내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한 숀은 그러나 노라 스스로 이사를 하기 전에 이미, 찾아왔을 때처럼 홀연히 쪽지만을 남기고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노라는 정말 누구였을까. 그저 좀 특이한 이상한 소녀였을까. 파괴의 천사로서 세계에 미리 경고하러 온 천사였을까...가슴이 먹먹해지고 두근거리는 굉장한 성장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