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의 행복론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알랭 지음, 이화승 옮김 / 빅북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알랭의 행복론을 읽는 날, 정말 오랜만에 행복한 기운을 느꼈다. 책을 들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느낌이란...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알랭과의 인연은 대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좌우명을 하나 갖고 싶었었는데 어느 날 어느 책인가 가계부의 한 끄트머리에서였나 알랭의 문구를 발견하고 내 것으로 삼았던 것이다. 바로 그 말은 <낙천주의는 의지의 소산이다.> 라는 말이었다. 당시 대학 시절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았던 기억이 지금도 새록새록 난다. 그랬던 내가....요즘에는 늘 찌푸리고 사는 것 같다. 책읽을 시간이 없어, 우동끓여먹고 왜 그냥 놔둔거야. 또 설거지 해야 하잖아. 어디 나갔다 오면 설거지부터 해야 하니 내가 내 일을 할 수가 없지.. 예를 들면 이런 하찮은 일을 말없이 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나쳤다. 불만의 말들을 속으로 항상 되내이는 것이다. 과연 대학시절 낙천주의는 의지의 소산이다 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았던 것이 사실이었나 할 정도로 나는 나 자신을 요즘 들어 파괴하고 있는 것 같다. 좋은 의미의 파괴, 자신의 틀이라는 알을 깨고 나오는 그런 파괴가 아니라 말이다.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정말 놀랐다. 그 예전의 알랭 맞나? 사실 좌우명으로 삼았지만 알랭이라는 사람의 존재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정말로 이런 사람이 있었구나! 본명은 에밀 샤르티에이며 1868년 노르망디의 모르타뉴에서 출생하여 고등중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지만 평범한 선생님만으로 그치지 않았다. 알랭이라는 필명으로 신문에 철학칼럼(프로포)를 썼는데 대단히 인기가 많았던 모양이다. 그의 제자들은 무려 앙드레 모르와, 시몬느 베이유 같은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유명하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수많은 독자들뿐 아니라 문학자와 철학자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알랭. 바로 그가 나의 알랭이다.
 
이 책 알랭의 행복론은 신문에 연재했던 칼럼 중에서 행복에 관한 단상들을 모아 엮은 책이어서 책을 읽어나갈때 정말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정도로 길지 않으면서 깊은 깨달음을 주고 있다. 그의 제자인 프랑스의 지성인 앙드레 모르와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이라고 극찬했던 바가 있다. 힐티, 버트런드 러셀과 함께 세계 3대 행복론으로 손꼽히는 명저인데 왜 이제야 소개가 되는 것인지 의아하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웃음이 없다. 웃음이 명약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행복해져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알랭은 100년전부터 행복의 중요성을 알았던 긍정의 철학자였던 것이다. 건강염려증, 우울증, 심리적 공포, 마음가짐과 태도, 성격, 운명과 현실, 타인에 대한 배려, 절망감, 연민, 하품에 대한 것까지 아우르는 그의 철학적 생각들은, 2~3페이지로 짧게 짧게 읽을 수 있어서 너무나 편리하다. 때로는 유머스럽게 재치있게 선생님처럼 조근조근 들려주는 그의 여러가지 단상들은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하는 물음을 잔잔히 던져준다. 역시 나의 알랭이야. 너무 멋진 책을 써주셔서 감사의 눈물, 추억의 회한의 눈물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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