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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껌, 자전거, 도마뱀, 그리고 하나님 - 여덟 살 꼬마와 철학박사 아빠의 톡톡 튀는 하나님 이야기
제임스 스피글 지음, 강선규 옮김 / 살림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장자끄상뻬의 삽화를 연상하게 하는 깔끔한 표지가 돋보이는 <풍선껌, 자전거, 도마뱀, 그리고 하나님> 은 제목과 표지가 어우러진 참 따뜻한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크리스천인 철학자인 저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내용들은 과연 어떤 것들일까. 철학교수답게 그리스도적 철학적인 물음과 대답들로 가득한 책이었지만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세상에 가지고 있는 물음표 하나쯤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라 모두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었다. 특히,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이웃들에게 말이다.
결코 딱딱한 책이 아니라, 제목과 표지가 주는 느낌처럼 가볍게 접근한 점이 마음에 들었고 여섯살때부터 여덟살때까지 저자의 큰아들인 베일리와 직접 대화를 나누었고 겪었던 일들을 때로는 유머스럽게 때로는 눈물이 똑 떨어질 정도로 감동적으로 묘사해서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렇게 한편의 가족드라마를 본 기분으로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하나님에 대해서 혹은 세상에 대해서 우주만물에 대해서 가지고 있었던 물음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볼 여유가 없는 요즘 세상에서 자신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큰 경험을 하게 되었다. 저자 역시 아이들로 인해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되었는데 그 과정이 참 감동적이었다.
델포이의 신탁에서 그리스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은 소크라테스라는 신탁이 나오자, 소크라테스는 거리로 나가서 자신이 가장 현명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만나는 사람마다 질문을 던졌다. 지식이란 무엇인가? 선이란 무엇인가?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적절한 답을 하지 못했고 당황해 했다. 그제야 신탁이 맞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소크라테스..."내가 아는 모든 것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라는 명언을 남기게 된 배경이 이런 것이었으리라. 인류 최초로 자신의 무지에 대해서 생각했던 소크라테스...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니 잊고 있었던 철학이라는 것에 오호 이런 것이었네? 철학도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것이구나. 아니 그 이상 머리에 번쩍 천둥이 치는 느낌이 들었다.
순진무구한 아이들이 던지는 질문들을 그냥 귀찮아 하며 넘겼던 적이 많지 않은가? 바로 나도 그랬다. 하나님은 누구신가요? 하나님은 어디에서 사세요? 하나님을 안아 볼 수 있나요? 아이들의 진지한 질문들은 실제로 알고 보면 아주 심오한 핵심을 찌르는 질문들이다. 바로 철학자인 교수는 그런 점을 우리에게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철학적인 이야기에 아이들을 키우는 이야기들을 접목시켜서 풍선껌, 자전거, 도마뱀,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잊어버리고 있던 그 무엇인가를 붙잡게 되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별 기대없이 읽은 책에서 감동을 받았을 때의 기쁨...바로 그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