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자
막심 샤탕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너무도 무서워하는 사탄의 얼굴같은 숫양의 머리가면을 쓴 한 남자가 서 있는 표지는 책을 읽기도 전에 충분히 두려워졌다. 막심 샤탕..프랑스의 기욤 뮈소가 있다면 스릴러계에는 막심 샤탕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도 얻고 있는 작가이다. 악의 영혼등 악 시리즈로 유명해졌는데 악의 영혼을 읽으면서 미국작가에 못지않게 스케일도 크고 양들의 침묵처럼 재미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 책 '약탈자'가 출간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몹시 읽고 싶어졌다. 끔직하고 쓸데없이 잔인하고 엽기적인 책은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탄탄한 구성에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장면들은 고어하다고 할지라도 넘길 수 있는 편이다. 여자치곤 잔인한 것도 참을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장교인 간호사 역시 그렇다. 그녀는 밝은 미모의 간호사이지만 어두움에도 익숙하다. 그래서 구축함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에서 주인공을 보좌하며 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힘을 보탠다.

 

주위의 모든 군인들이 범인 인 것 같다. 소설은 끝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알려주지 않다가 마지막 즈음에 이르러서야 뜻밖의 인물을 범인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다시 천천히 생각해 보면 그가 범인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탄탄한 추리소설의 구성까지 제법 갖추고 있는 작품이다. 순양함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그리고 정박되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가족 살인사건. 이 모두는 한 범인이 저지르는 약탈자같은 범죄이다. 한 가족을 약탈하고 선량한 군인이 좋은 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로 그 운을 약탈당하고 살해당하고...도대체 이 같은 악마같은 일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막심 샤탕은 지금도 좋은 부모밑에서 좋은 양육방식으로 자라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고 한다. 역설적으로 그렇지 않은 가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그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받는지, 연쇄살인범들의 유년 시절에도 주목하는 작가이다. 이 작품 역시 학대받고 자란 사람의 범죄를 다루고 있어서 섬뜩하다. 모든 부모는 부모교육이라도 받아야 하는 게 아닐까. 가장 밝아야 할 어린 시절을 도둑맞는 수많은 어린이들...정말로 나약하고 보호받아야 할 그들...이 책은 그 섬뜩한 결과에 대해서 경고하기도 하는 책인 것 같다.

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대령과 간호사의 이야기와 그들의 어두운 내면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이 책 역시 양들의 침묵에 견줄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하고 스릴러적이고 재미도 있다. 단숨에 읽을 수 있는 몇 안되는 흡입력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