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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한 지구촌을 위한 가치 사전 ㅣ 내인생의책 책가방 문고 24
레오 G. 린더.도리스 멘들레비치 지음, 자비네 크리스티안센 엮음, 김민영 옮김, 야노쉬 / 내인생의책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아이들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글밥이 많아서 먼저 읽기 시작했다. 성인인 내게도 다가오는 것이 많은 그런 책이었다. 4학년인 딸아이에게 읽어보라고 하니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라고 하면서도 몇 편 읽다가 만다. 내가 보기에도 6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일 것 같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더 생기고 더 어른스러워질때.. 얼마전 생일을 맞이해서 많은 선물도 값비싼 선물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하던 딸...막상 원하던 책을 구입해 주고 하루 이틀 지나자 아직도 생일의 여운이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시 아이는 아이인 것이다. 그리고 기근이나 가난을 겪지 않은 아이이기에 어른스러워짐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휴대폰이 어떤 것이 좋은지 옷은 어떤 브랜드가 좋은지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도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는 굶주림과 당장 씻을 물은 커녕 먹을 물도 없어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이 많으며 에이즈에 걸린 부모를 먼저 보낸 아이들도 많으며 이집트의 카이로 같은 도시에서는 거리에서 누워있는 노숙하는 아이들이 많으며 매일 매를 맞아야 제대로 된 교육인 줄 알고 매를 손에 올리는 소말리아와 같은 곳이 있다. 바로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내용들이다. 그 어느 것도 올바르지 않은 것 같다. 너무 편하게 사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은 나약해지고 현재 우리나라의 십대 청소년들의 사망 원인 1위가 교통사고를 제치고 자살이라고 하니 심각한 사회병리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아동의 문제를 담담히 항목별로 나열한다. 아동들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물부족에 대해서도 손을 쓰며 먹는 문화에 대해서도 신에 대해서도 아주 담담히 기술하고 있다. 이런 나라도 있으며 저런 나라도 있고 이러한 풍습도 있다는 것을 친절히 보여주지만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예를 유독 많이 들어서 약간은 섭섭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예도 많이 나온다면 아이들이 번쩍 정신이 들텐데 하며.. 그것은 바램일뿐, 전반적으로 이 책은 뛰어나다. 어른들이 미처 아이들에게 알려주지 못하는 것들을 이 책을 통하면 해결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지은이들의 뛰어난 통찰력으로 이 책은 마치 작은 사전처럼 종횡무진 누빈다. 아 제목도 그래서 '모두가 행복한 지구촌을 위한 가치 사전'이다. 정말 이 책과 딱 맞는 제목인 것 같다.
코소보, 앙골라 사태, 그리고 야스미네와 같은 아프가니스탄의 용기있는 소녀의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실려 있다. 어른들을 위한 책이었으면 좀 더 강도가 높았겠지만 아이들을 위한 눈높이에서 최대한 많은 사실들을 알려주고 고발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을 다 읽는 다면 나의 문제가 더 이상 커 보이지 않고 작게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아이들은 정말 별 것 아닌 것에도 너무나 마음을 쓰고 다치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성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도 있다. 나만 힘든게 아니라는...세상에는 목숨을 유지하기만 해도 감사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들이 알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