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모전자 하면 맹목적일 정도로 그 기업이 최고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서비스를 받기 위해 전화를 걸면 아주 친절하게 해결이 되곤 했는데 몇년전부터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가족경영으로 유산을 넘기고 상장해서 큰 이득을 챙기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에 고마운 기업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일종의 최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 비판하기 위한 글을 쓰려는 것은 아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다. M본부에서 주말의 끝에 하는 <언더커버 보스>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기업의 CEO가 변장을 하고 말단직원이 되어 일주일간 그 회사에서 골고루 체험을 해보는 것이다. 편의점으로 유명한 모 기업을 경영하는 CEO가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처음엔 편의점에 가서 아침에 커피를 내리는데 모든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고 인사를 건네는 할머니 직원의 모습에 감탄하는 모습과 그 할머니께서 일주일에 몇번씩 혈액투석을 해야 하는 환자인데도 매일 신선한 커피와 함께 고객들에게 전하는 긍정적인 메세지를 사람들이 즐긴다는 사실에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했다. 빵을 만드는 곳에선 아깝게 버려지는 빵과 그 빵을 만드는 직원의 손이 빨라서 인상깊게 생각하는 것이며 그 모든 사람들을 나중에 불러서 성과급을 주고 자신이 CEO 라는 사실을 밝힐때 직원이 너무 놀라 부들부들 떨기까지 하는 모습이 생생하여 무척 신나게 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처럼 한번씩 비찰을 하게 되는 경영인들은 서류나 데이터에 의한 정책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영업을 할때 지금 당장은 손해인 것 같아도 사람들을 감동시키면 더욱 열심히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시스텝을 도입해서 한번씩 해보면 어떨까 싶다. 흔히 재벌들은 우리와 동떨어진 세계에서 우아한 삶을 산다고 생각한다. 분명 이렇게 사는 사람도 검소하게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말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일본의 유수의 기업들을 제치고 버블붕괴에서도 살아 남고 세계 경제가 위협당하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이익을 내는 기업들은 위대한 기업이라기 보다는 이기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기는 기업의 뒤에는 최고경영자가 있다. 그것도 특이하고 절절한 그들의 인생역전은 말 그대로 대단한 인생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개인의 자산불리기 욕심 보다는 자신의 회사에 속한 직원들을 먼저 걱정하고 고객만족을 위해 경영하는 그런 인간적인 마인드가 있었다. 100엔숍으로 시작한 다이소의 회장은 상장을 한다면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재벌이 될텐데 100엔짜리를 파는 기업의 이미지를 가지고서 그런 일을 한다면 고객들에겐 배신이 될 거라는 이유로 아직도 상장을 하지 않고 있다니 우리로서는 부끄럽기도 하고 부러운 상도이다. 세븐일레븐 재팬이나 유니클로, 다이소같은 기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때로 그들 총수의 과거의 일화들을 자세히 소개해주고 있어서 마치 위인전을 보는 것처럼 흥미있게 책을 읽다보면 이 책이 말하는 메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각종 수치와 회계사들, 마케팅 어느것 하나 정석대로 하는 것이 없어도 고객을 끌어들이고 승승장구하는 이들 기업들의 비밀은 무엇일까. 일본의 기업들을 연구하며 수년간 일본 체험을 한 저자의 살아 있는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다. 글로벌 거대 기업을 넘어선 작지만 강한 기업의 성공 비법 대해부라는 표지의 홍보문구가 결코 과장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