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부터 꾸준히 한자를 공부하는 아이들이라면 5학년 수준인 4급 시험은 4학년인 아이가 내년에 도전할 단계이기도 하다. 시중에 나온 많은 책들 중에서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가 중요했다. 1학년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받고 선생님이 관리해 주시는 학습지로 한자를 공부해 왔는데 매달 나가는 액수가 3만원에 가깝고 이제는 어느 정도 익혔으니 혼자서 스스로 해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자가 재미있어서 학습지를 꾸준히 해 왔는데 그런 만큼 아이가 혼자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엄마 혼자서 미리 교재를 준비해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선택한 책은 박두수 선생님의 <풀어서 배우는 술술 한자>였는데 조금 더 어려서 알았더라면 학습지를 더 일찍 끊고 이 책의 처음 단계부터 시작해도 아주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한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신 박두수 선생님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좀 더 재미있게 그리고 오래 기억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신 분이다. 그래서 자신만의 학습법으로 한자를 가르치면서 큰 호응을 얻으신 분이라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한자를 연구하여 부수까지 새로 개발하고 뜻과 음을 정리하여 한자의 자원을 풀이한 방법은 어른들이 보아도 아주 획기적이고 훌륭하다. 이 책을 같이 공부해 보기로 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쓰기와 암기 위주의 한자 학습은 아이들이 너무 어려워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는 저자는 이제 그런 학습법에서 벗어나서 한자가 만들어진 유래를 생각하며 학습하면 쉽다는 것과 단어 위주의 뜻을 알고 그 단어가 쓰인 예문을 함께 학습해야 오래 기억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한자를 바로 알려면 부수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데 우리는 흔히 부수를 제외하고 무조건 새로 나오는 단어를 학습하고 있다. 특히 학습지를 하면 새로 나오는 단어를 외우기 급급한데 이 책에서는 전체를 분류해서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공부하다 보면 많은 양의 한자를 알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먼저, 신습한자가 몇 페이지에 걸쳐서 쭈욱 음과 뜻이 길게 줄을 이루어 나온다. 그것을 큰 소리로 한번씩 읽어보고 시작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렇게 하고 있다. 그 다음엔 음이 같은 글자끼리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거리 가, 거짓 가, 덜 감, 살필 감, 편안할 강, 강론할 강....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한 페이지의 맨 아래에는 한자의 자원을 자세히 풀이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이다. 시를 읽듯이 소리내어 읽다 보면 글자가 이해가 된다. 거리 街(가) 의 경우는 다닐(行) 수 있도록 흙(土)과 흙(土)을 쌓아 만든 거리 라는 식으로 거리 가를 자원을 통해서 풀이한 것을 읽다 보면 여러 가지 쉬운 한자까지 덤으로 다시 복습하고 익힐 수 있는 것이다. 4급 정도의 한자면 수준이 꽤 놓은데 정말 많은 한자를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정말 뿌듯한 생각이 든다. 이 책으로 아이와 엄마가 함께 공부해 보려고 마음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