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펜 이야기 - 운명을 디자인하는 여자 이희자
이희자 지음 / 살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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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부유층 주부로 몇십년을 살다가 갑자기 남편의 사업이 망한 뒤로 빚을 지고 친정식구들까지 빚에 허덕이게 했던 여인, 그러나 거짓말같이 사업가로 변신하여 세계로 뻗어나가는 기업의 일인자가 된 이희자씨의 이야기이다. 음식물 처리기 루펜의 명성은 주부인 나도 알고 있었다. 이렇게 직접 CEO의 육성이 담긴 것 같은 책으로 만나니 더욱 그녀의 인생역전이 재미있게 다가왔다.

 

어제는 방송을 보다가 인도에서 한국 두부를 만들어 팔게 된 역시 평범한 주부였던 한 분을 보게 되었다. 같은 여자로서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는데...여성들은 본능적으로 틈새시장을 잘 알게 된다. 그걸 공략할 줄 아는데 이 사회는 남자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소비자의 대부분이 사실상 여자들인데 말이다. 남편도 아내의 말을 듣고 물건을 구매하게 되는 세상이다. 이희자씨의 이야기는 곧 대한민국 여성 사업가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그런 이야기리라..

 

루펜이라는 이름이 이쁘고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이름을 얻게 된 이야기도 드라마틱하다. 우리나라에서 이름값으로 엄청난 돈을 주어야 지을 수 있는 그런 지인에게 나중에 기업이 잘되면 지분을 조금 주겠다는 설득으로 이 이름을 얻어냈다는 이야기였다. 이 책을 읽다보면 힘을 쓸 수 있는 지인의 등장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것은 인복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 이희자씨 개인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그런 부분들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안 든다. 루펜의 이희자씨는 정말 발로 뛰고 될 때까지 면박을 당하더라도 굴하지 않고 직접 대면을 하는 그런 뚝심있는 여자이다. 음식물 처리기인 루펜의 디자인도 우수하기로 유명한데 큰아들과 몇날을 지새우며 디자인을 해 낸 결과라니 색도 형태도 아주 세련되어서 이탈리아에서도 반한 물건이란다.

 

이 업계에서 선두 주자로 시작했지만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친 이야기들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특히 후발업체들의 질투와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더욱 큰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라는 대목에서는 그녀의 큰 사람됨을 느끼게 한다. 나도 생각해 본다. 만약 남편이 직장을 더 이상 다닐 수 없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나는 과연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나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소득이었다. 집에서 살림만 하는 주부들이여,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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