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청소년걸작선이 대단하다. 특히 미래인의 청소년걸작선은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데 엄마인 내가 먼저 읽어보는 책이 되어버렸다. 딸아이도 6학년쯤 되면 나처럼 아주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불량엄마 납치사건>은 비키 그랜트의 명랑 법 스릴러라고 표지날개에 쓰여 있는데 법정물이라기 보다는 아이의 성장소설에 법을 전공하고 변호사로서 첫발을 내딛은 엄마의 이야기가 잘 버무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제목 그대로 나중에는 엄마가 납치되어 얼키고 설킨 사건들이 한꺼번에 해결되는데 그 과정에서 명랑 스릴러라고 생각해도 될 부분들이 있어서 일 것이다. 스물 아홉살인데 아들의 나이는 14살인 엄마가 있다. 그녀는 십대 중반도 되기 전에 이미 가출해서 아이를 가져버렸다. 그러나 아기를 지우는 대신 낳아서 자기 방식대로이긴 하지만 건강하게 잘 길러냈다. 어느 순간부터 못 가진 자들, 이민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법에 대해서 공부를 하기 시작한 엄마를 따라 주인공 소년은 열살부터 엄마의 대학수업을 같이 들어야만 했다. 베이비 시터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돈도 없긴 했지만 편집증에 가까울 정도로 엄마는 아들인 나를 홀로서기를 거부할 정도로 자신이 볼 수 있는 곳에서 키우려고 애쓴다. 그래도 어느덧 열네살 키작은 사춘기가 된 소년은 스케이트 보드도 몰래 배우지만 결국은 엄마를 잘 챙기고 돌보기도 하는 애어른같은 아이로 성장했다. 대학을 자랑스럽게 졸업한 엄마는 시내의 허름한 변호사 사무실에 일자리를 얻게 되고 그곳에는 날마다 땀냄새를 풍기는 노숙자와 비슷한 어려운 사람들이나 이민자들 같은 사람들이 찾아와 매일 같이 상담을 한다. 어느 틈에 소년급사처럼 자신도 전화를 받거나 상담을 하게 된 소년 시릴은 정말 당찬 소년이다. 정말 웃기지 않은가? 엄마의 사무실에 어느덧 일을 야무지게 하고 있는 소년이라니.. 이 모자는 그것이 당연할 정도로 서로를 의지하고 가까운 곳에서 항상 함께한다. 그렇게 비교적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어느 날 바이런이라는 외팔이 남자가 찾아오고 갑자기 시릴의 방을 점거하고 몇주간이나 시릴의 집에서 엄마의 호통과 짜증을 받으며 지내게 된다. 기묘한 동거를 하게 된 이 남자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그래도 폭력을 휘두르거나 욕을 하지는 않는 걸 보니 착한 사람일 수도 있다. 엄마는 이 사람과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매일 화를 내면서도 그가 원하는 유기농 샐러드를 사주고 나가서 담배를 피우는 것일까. 시릴 자신이 빼빼말라 보이자 그렇게 아이를 잘 먹이라고 했더니..라고 혀를 끌끌차는 그 남자는 시릴의 아빠인 것일까? 그러던 와중에 어느 큰 건물에서 화재가 나고 그 범인으로 지목된 용의자가 바로 그 바이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시릴..그리고 그 즈음에 알수 없는 쪽지를 남기고 사라진 엄마. 엄마는 납치를 당한 것이다. 건물주른 밥 치슬링은 의혹이 많은 인물로 보이고 그가 화재를 낸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시릴...갇히 곳에서 모두 만나게 되는데...그들은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을까. 바이런은 어떤 인물이고 어떤 과거를 엄마와공유한 것일까 책을 끝까지 단숨에 읽게 된다. 영화로 만들어 진다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청소년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열심히 미혼모로서 비록 욕은 걸죽하게 할지 몰라고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지극한 엄마의 이야기를 읽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정말 어렵고 힘들게 법학을 야간전공하고 그 이후의 생활에 대해서도 비록 법과 변호사의 할 일을 미국의 예이긴 하지만 어렴풋이 알게 될 것이다. 백번 말로 잔소리를 하는 것보다 책으로서 마음의 양식을 가져 보는 것이 더 큰 깨달음을 준다는 것을 청소년걸작선으로 느끼게 되기를...내 딸도 그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