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니까 재미있어! - 세상에 똑같은 것은 없어, 그래서 모든 것들은 다 특별해
엘레나 앙굴로 안투네스 외 지음, 유혜경 옮김 / 찰리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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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 TV에서 하는 리얼스터디 :영재의 비법을 시청했답니다. 전원속에서 사는 12살의 남자어린이가 무려 대학생 수준의 물리와 철학을 공부하고 매일 30권씩의 책들을 섭렵하는데 아무 책이나 골라도 몇페이지의 몇줄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흘려읽는 것은 아니란 말이지요 오히려 두뇌속에 콕콕 박아넣은 것 같았어요.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보통 아이가 철학책을 읽고 있다면 그거 읽을 시간에 공부나 더 해! 하고 말할 엄마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저도 그런 것은 원래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TV나 컴퓨터까지 꺼놓고 전적으로 책만 읽는 가정으로 만드는 것도 부족했어요. 그러다 보니 책도 많고 읽기는 하는데 아이가 어느 정도 읽는지 어느 수준의 책을 읽고 있는지 요즘은 거의 모르고 있었습니다.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아이가 나와 아이와 엄마가 책 한권을 가지고 서로 토론하며 잠시 시간을 가졌을 뿐인데도 아이의 얼굴이 환해지고 엄마도 행복해 지는 평범한 아이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도 이젠 컴을 하는 시간을 줄이고 드라마나 다큐를 보는 시간도 줄이고 아이에게 결과만 확인하는 엄마가 아닌 진정으로 아이랑 30분이라도 시간을 보내는 엄마가 되자 하구요...

 

오늘 방송에서 본 내용중에 철학을 읽고 공부하는 아이들은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하기 때문에 두뇌가 저절로 발달하고 좋아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전교 1~3등을 하지만 학업성취도나 성적표를 그냥 책상에 넣어버리거나 가방에 구기고 다녔다고 하네요. 엄마가 왜 보여주지 않았니 했더니 그건 종이쪼가리에 불과해...라고 대답했다니 정말 노자의 도덕경이나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읽는 아이답지요?

 

서론이 길어졌지만, 이 책 <다르니까 재미있어> 는 오늘 나온 영재아이처럼 어려운 책을 읽을 수 없는 평범한 아이들을 위한 철학책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세상에 똑같은 것은 없어 그래서 모든 것들은 다 특별해~  라는 것이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내용이랍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눈송이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똑같은 모양이 없다라는 것과 눈송이 결정체를 다 다르게 그린 삽화가 나오는 식으로 눈을 사로잡는 비주얼 있는 책이지만 내용도 결코 허투루 쉽게 간과할 수 없는 철학이 녹아있는 책이랍니다.

 

1977년 미국항공우주국에서 쏘아 올린 로켓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바로 세계 55개 언어로 된 인사말과 여러 나라의 음악, 지구를 대표하는 사진들이 저장된 황금 레코드가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그 레코드를 지금 다시 만든다면 그 이후에 발전된 또 다른 무엇들이 들어가 내용들이 달라져 버리겠지요? 그만큼 지구와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를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은 변함없이 다양함일 거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완벽하다'는 말을 '아름답다'라는 뜻으로 쓰고 있는데 자연은 흠이 있더라도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정상'은 또 어떨까요? '정상'이란 늘 혹은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일을 말한다는데 규칙은 규칙을 만든 사람들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정상'이라는 것도 사람들의 약속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요. 세계 각국의 문화가 달라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다양성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와 토론해 볼 주제가 생기는 것이지요.

 

이처럼 엘레나 앙굴로 안투네스 외 지은이들이 정성껏 지은 이 책은 많은 시각적 볼거리도, 생각거리도 가득한 멋진 책입니다. 내일은 우리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들고 함께 읽으며 작은 토론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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