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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극한기
이지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젊은 작가들의 약진이 대단하다. 어느덧 서른 후반이 되가니 나보다 한살 어린 1974년생도 이십대에겐 적당한 작가의 나이라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나보다 어린 나이인데 벌써 이런 작품도 쓰고 대단하네...그럴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기욤 뮈소도 그런 젊은 작가중 한 사람이고...뭐 가까이 한국에서도 요즘 오늘의 작가상의 <제리>도 그렇고 러브차일드도, 배명훈씨도 모두 나보다 어린 걸 보고 새삼 놀라고 있다. 소설의 작가들은 모두 나보다 나이가 많았었는데 어느새 역전이 되었다니...정말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하고 느끼게 되는 큰 한가지가 바로 이럴때가 아닌가 싶다, 다른 한 가지는 내아이 또래의 아줌마나 아저씨가 인터뷰를 할때 완연한 중년의 나이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와 동갑이거나 비슷할때 화들짝 놀란다. 이 책의 작가인 이지민씨도 어리긴 마찬가지이다. '청춘극한기'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책은 그렇게 처음부터 끌어당겼다. 이지민씨도 1974년생이니 한국의 나이로 서른 일곱일 것이다. 나와 비슷한 동년배인 셈이다. 그런 그녀도 아마 나와 같은 생각을 절실히 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그립고도 그리운 '청춘'에 대한 보고서와도 같다. 이지민씨가 생각한 청춘, 내가 생각한 청춘이 어느새 어느 부분에서는 교집합을 이루며 과거의 나의 청춘을 끄집어낸다.
신종플루가 유행하고 홍콩독감의 무서움이 널리 퍼져 가면서 이 소설의 소재를 제공했나 보다. 소설에 등장하는 바이러스는 걸리면 다 죽는 무서운 바이러스이다. 그런데 그 증상이 참 희한하다. 가까이 있는 이성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반하게 되는 러브 바이러스인 셈이다. 옥택선은 몇년간 남자친구가 없었다. 그런 그녀가 소개팅을 하게 된다. 상대는 국립면역연구소에서 일하는 분자바이러스학 박사 남수필...이 남자는 미키마우스 인형을 모으는 특이한 취미가 있다. 남자아이들은 어릴때 로봇이나 우주에 관해 거의 빠지다시피 한다. 그런데 정말 그런 남자아이들 중에 진짜 과학자가 되기도 하는구나 하는 호기심에 소개팅을 보기로 했던 옥택선. 그와의 한번의 만남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줄이야...남수필은 옥택선에게 호감을 느낀 것 같았다. 급하게 연구소에서 호출이 되어 떠나갔지만 연락을 하고 싶어했다. 그런데 결과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게 되었다는 문자 여러통...그래서 옥택선도 감염되었을 거라며 누구를, 균이라는 인물을 찾아가라고 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균을 찾아나서고 갑자기 초반부터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모험과 청춘에 대한 관념과 청춘에 대한 묘사로 저벅저벅 뛰어간다. 한바탕 한여름밤의 꿈같은 소동을 겪고 나면 그녀는 바이러스에서 해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새로운 사랑과 함께 알고보니 멜로드라마처럼 달달한 이야기가, 소설이 끝나간다. 청춘들이여 그대들은 청춘이라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