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 2 - 계영배의 비밀과 송이와의 인연..

상도 2 - 계영배 ㅣ 상도 2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9년 12월

어느덧 상도 1권을 덮고 2권를 들고 펴게 되었다. 최인호작가는 내가 어릴적부터 그의 작품을 접했던 작가였다. 그럼에도 이제야 상도를 읽다니...그의 작품중에서 잃어버린 왕국을 읽으며 전율했던 그런 시절을 잊어버렸는가.. 이 책 상도도 역사적 진실과 최인호작가만의 상상력의 결합으로 역사적 팩션이 탄생했다. 1권에서 임상옥이라는 과거 조선의 인물을 찾아가는 여정은 가히 조선왕조실록에 세밀하게 적힌 역사적 사료를 보고 정밀하게 쓴 것인양 헷갈리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진짜 임상옥이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이렇게 버라이어티한 삶을 살았던 것처럼 여겨지고 역사속의 중요인물로 각인된 것 같이 말이다. 사실은 최인호작가가 아니었으면 임상옥이라는 인물은 알려지지도 않았을 터였다. 그가 남겼다는 시와 일기 같은 글은 일개 개인이 남긴 자취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리고...
2권에서는 홍경래의 난의 그 홍경래가 임상옥을 찾아오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미 조선의 유명한 거상이 된 임상옥은 집을 폐쇄하지 않고 나그네들이 언제든지 머물고 갈 수 있도록 열어둔 그런 열린 마음의 사내였음이 조명된다. 홍경래의 어린 시절부터 그 주변의 인물까지 또하나의 임상옥의 이야기와는 다른 홍경래의 이야기임에도 흠뻑 빠져들게 하는 능력...최인호는 진정 이야기꾼이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할아버지앞에 모여든 동네아이들처럼 귀기울여 듣다 보면 이야기속으로 푹 빠져드는 것이다. 그런 홍경래는 임상옥보다 한살 어린 나이로 나온다.
 
자신이 직접 오얏나무(조선왕도 이씨를 오얏나무 '이'라고 부른다.)를 베어 스스로 통치하려고 한 자..홍경래..예전 임상옥의 중국길에 함께 했던 이희저와 손을 잡고 난을 꾀하려 하는 중에 이희저로부터 임상옥의 이야기를 듣고 자금을 구하기 위해 임상옥의 집에 스스로 들어가 회계역할을 하게 된다. 똑똑한 머리로 임상옥의 집안일이며 상업일까지 모든 회계적인 일들을 일사분란하게 하는 홍경래에게 점점 믿음이 가고...임상옥이 만약에 자금을 대기를 거절한다면 거사를 그르칠수도 있으므로 임상옥을 죽일 계획까지 세우고 있는 홍경래...임상옥은 이 위기를 어떻게 모면할 것인가...일찌기 사부셨던 석숭스님께서 임상옥의 삶 앞에 세 가지 죽을 고비가 있다고 하였는데 어느새 두번째 고비까지 맞게 되는 상도 2권..
 
계영배...오래된 자그만 도자기로 만든 찻잔...마치 유럽의 성배처럼 성스럽기까지 한 물건...채워도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신비의 잔...사람의 욕심을 빗대는 듯 언제나 교훈을 주는 잔이다. 상도2권의 뒷부분의 이야기이자 역적으로 죽은 옛 벗인 이희저의 딸인 송이와의 인연 그리고 석숭스님의 죽음까지 이어지는 내용이다. 인생의 중년기를 거쳐 은퇴기로 갈 임상옥의 남은 인생사가 상도 3에서 펼쳐질 것이다. 이제 마지막 남은 한권을 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