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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역시 기욤 뮈소다!!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시킨 최고의 반전소설이라는 문구에 현혹되었지만 사실 반전보다는 그 매혹적인 스토리에 반할 수 밖에 없다. 역시 기욤 뮈소라는 이야기꾼의 소설이다. 프랑스작가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한다. 프랑스 작가이지만 이 책의 배경은 미국의 뉴욕과 그 밖의 미국의 도시들이다. 마치 이곳에서 살아 본 적이 있는 것처럼 상세한 배경설명에 미국작가가 쓴 작품인 것 같다. 한마디로 난해한 프랑스 영화나 프랑스 소설하고는 거리가 먼 진정한 가독성과 중독성이 있는 소설들인 것이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였다. 기욤 뮈소의 작품은 항상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작품인데다 항상 죽음이라는 소재가 깔려 있다. 이 작품 역시 죽음과 무관하지 않다. 아마도 제목인 '그 후에'는 이 소설의 중요한 메타포인 죽음 저편의 세계, 그 이후란 뜻일 것 같다.
네이선은 여덟살 때 여자친구와 호숫가에 놀러갔다가 물에 빠진 여자아이를 구하고 자신은 힘이 빠져 물에 빠져 거의 죽었다. 임사체험을 했던 네이선은 의사인 굿리치의 관심을 끌게 된다. 그가 터널의 끝에서 본 빛과 사람은 누구였을까? 과연 어떤 얼굴을 보았기에 그는 죽기를 포기하고 삶의 세계로 다시 돌아온 것일까. 시간은 흘러흘러 소년 네이선은 유명한 변호사가 되고 그때 그 소녀 말로리와 결혼을 하여 보니라는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지만 3년전에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죽은 생후 3개월된 아들 션의 죽음에 책임감을 가지고 괴로워 하며 일에 더욱 몰두하다 결국 말로리와 이혼을 하게 된다.
태생적으로 밝은 말로리는 거의 귀족인 가족의 일원으로 부유하게 살아왔지만 항상 그것을 거부하는 노숙자나 어려운 사람을 항상 생각하며 자신이 가졌던 것들에 비교하여 괴로워 할 줄 아는 아름다운 여성이다. 그리고 네이선은 그녀의 집안의 하녀였던 엄마의 자식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 목숨을 구해준 사이...자연스럽게 십대시절부터 가까워지고 사랑을 나누고 대학시절부터 동거를 하며 결국 그녀 집안의 반대에도 그녀의 떳떳함으로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던 장인에게 도전하듯이 변호사로서 본때를 보여주기도 하는 등 그는 차갑게 변해간다. 이런 그에게 말로리는 점점 멀어져가고...
갑작스럽게 네이선의 앞에 나타난 굿리치는 죽을 때가 된 사람을 볼 수 있다며 자신은 메신저라는 인물이라고 소개하고...네이선은 자신이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을 감지한다. 굿리치가 지목한 사람들이 자신의 눈 앞에서 정말로 죽자 그도 굿리치가 메신저라는 사실을 믿게 되고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삶 속에서 다시금 말로리와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나선다. 그리고 이어지는 진정한 희생과 사랑...
줄거리는 영화같고 뻔한 스토리 같지만 그만의 따뜻한 감성(가령, 숭고한 희생같은...)으로 책을 놓을 수 없게 한다. 네이선은 과연 죽게 될 것인가. 그 안타까운 죽음은 일어날 것인가. 그리고 젊은 시절 누명을 썼던 엄마의 비밀은 어떤 것인가. 장인은 어떤 사건을 일으키나...반전과 끝까지 함께 할 비밀은 이 책을 읽은 독자의 몫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