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색감의 2010년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이 바로 <진짜 나무가 된다면> 이다. 언듯 보면 아프리카 민족의 색감같기도 하지만 책장을 넘겨갈수록 우리네 화선지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여섯살 아이와 함께 읽기에 딱 좋은 책이었다. 나는 씨앗에서 방금 태어난 새싹이야. 나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 잘 몰라....내가 나무가 된다면, 진짜 나무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책의 첫 부분이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낳은 아이가 아기때부터 젖을 주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놀아주고 책을 읽어주었는데 이 아이가 나중에 어떻게 자랄까...키는, 몸무게는, 그리고 어떤 인물이 될까... 이 사회에 도움이 되고 가족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될까.. 말썽만 부리는 인간이 될까...기본적으로 엄마들은 아이가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하지만 그것이 온통 공부만으로 되는 줄 안다. 초등학교때에는 건강하게 잘 키우던 엄마들도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 바쁜 학교 생활을 마치면 학원으로 갔다가 늦은 저녁을 먹고 늦은 잠을 자는, 인성보다는 공부가 먼저다 하는 그런 엄마들이 되어 버린다.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사교육이 없는 나라로 만든다고 내놓는 방법들은 또다른 사교육을 낳고...나라의 관료들과 엄마들부터 엄마학교에 먼저 보내면 안될까... 암튼 이 책은 나무가, 어린 나무가 과연 자신이 어떻게 자랄지 물어보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멋진 그림책이다. 나무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이며 어떤 방법으로 자랄까...굳이 과학적인 그림책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 책을 통해서 아이와 함께 잔잔하게 감정을 통하며 읽어나가다 보면 스스로 터득할 것이다. 새싹이 큰 나무로 자라게 되는 과정이 한장 한장 가득...아름다운 그림으로 가득차 있다. 때로는 크고 넓은 나무를 표현하기 위하여 날개를 위로, 옆으로 열어보게 하는 플랩장치가 있다. 새들과 아이들이 와서 쉬는 나무...의 큰 가슴 큰 마음을 읽다보면 정말 따뜻해진다. 아이들도 그걸 아는걸까. 어느새 진지하게 듣고 있다. 눈속에 사라진 나무는 온통 흰빛으로 표현되고...그리고 봄이 되면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곧게 세우고 기지개를 활짝 펴고 얼른 파릇파릇 새순을 틔울 것이다. 그래야 친구들을 또 만날 수 있을 테니까...나무가 된다면, 진짜 나무가 된다면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