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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즐거움의 발견 - 우울한 현대인이 되찾아야 할 행복의 조건
스튜어트 브라운 & 크리스토퍼 본 지음, 윤미나 옮김, 황상민 감수 / 흐름출판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평생 놀이에 대해 연구해 온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들이다. 그들은 미국 PBS 에서 방영된 <놀이의 약속>이란 3부작 방송을 제작하기도 해서 큰 호응을 받았다. 우리나라 EBS에서 방영되어 큰 호응을 이끈 '아이의 사생활' 같은 프로그램이 아니었을까.. 인간은 원래 동물이 아닌가. 동물은 놀이를 해야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놀이를 할 때 비로소 인간성이 표출되고 해방감을 느끼며 집중을 하며 느끼는 쾌감이 생긴다. 생기가 생기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괴롭다. 늘 해야만 하는 일이 주어지고 주말에도 쉬기가 어렵다. 어렵게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이 땅의 부모들은 소위 썩어들어간다라는 표현을 한다. 푹 썩는 것 같애..푹 쩔었어...우리 같은 사람들 말이다. 우리에게 다시 생기를 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바로 '놀이'일 것이다.
놀이란 취미생활부터 독서활동까지 다양하다. 이 책에선 그 어떤 것도 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게임 중독같은 것들은 놀이중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진정한 놀이라고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충분히 자신이 푹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은 다 놀이가 된다.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것이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놀이를 하지 못하고 자랐을 때의 부작용은 너무나 심각하고 무섭다. 우리나라도 그런점에서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세계적인 놀이 연구가가 우리나라를 지목하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놀랍다. 당사자인 우리나라 사람들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버지니아 텍에서 벌어진 총격난사사건의 범인 (우리나라의 조승희를 말하는 것이다.) 그 이전에 가장 유명했던 사람은 찰스 휘트먼이라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 사람에 관한 다큐를 전에 본 적이 있어서 대충 내용은 알고 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가부장적인 아버지에 의해 놀이를 일절 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정해준 피아노 연주 등을 손님이 오면 보여드려야 했고 아이들의 순수한 놀이는 시간만 뺏는 것이라며 하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또래와의 놀이도 못하게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초등학생들 얘기 같지 않은가? 너무나 무서운 사실이다. 나는 일부러라도 놀이터에서 놀게 한다. 방과후 조금도 쉬지 못하고 바로 학원에 가거나 공부만 해야 한다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결코 밝지 않다. 벌써부터 늘어나는 소년범들의 성폭력사건들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로 건전한 놀이문화가 사라지고 있어서이다. 그저 공부만 우선시 하는 부모 때문에 그런 아이들은 한때 남자아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는 무지한 가해자를 낳게 한다. 정말 무서운 현실이다. 인성과 인간 본성의 즐거움인 플레이는 무시되고 공부와 학습만 중시되고 있어서 정말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이처럼 놀이가 가지고 있는 인간 본연의 순수성과 휴머니즘과 유머러스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창의성을 가져오고 지구와 인류문화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스필버그나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같은 인물들이 공부만 했다면 지금쯤 이런 발전이 왔겠는가 말이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놀이의 중요성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으며 놀이에 대한 그들의 견해를 읽다보면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로우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책에서 읽은 일화가 정말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굶주린 북극곰이 썰매개를 만났을때 잡아먹힐 수도 있는 상황에 그들은 꼬리를 내리더니 갑자기 뒹굴며 놀았다는 사실이다. 북극곰은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그냥 돌아섰고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같은 장소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여름이 끝나고 겨울이 되어 다시 먹을 것이 생겨 생존했다는데... 북극곰은 놀이를 하면서 삶의 의욕을 느끼고 살아남게 된 것은 아닐까..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이라도 삶의 의욕을 가져올만한 나만의 놀이를 찾아야 한다. 나부터도 그동안 힘들어 끊었던 에어로빅부터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는 순간에는 모든 것을 잊을 정도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는 느낌이었었는데 놀이에 대한 부담이 성인으로 하여금 놀이를 자꾸 끊게 한다고 한다. 양육과 돈 버는 것이 먼저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충분히 놀았을 때 다시 힘을 얻어서 직장일이나 집안일을 더 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책을 읽고 깨닫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