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지음, 이혜정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타라 덩컨의 작가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그녀 최초의 스릴러 추리소설이다. 만찬은 23가지 만찬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정찬의 제목들을 소제목으로 선택해서 쓰고 있다. 아페리티프에서는 벨리니, 아무르 드 되츠 샴페인, 그리고 두번째 소제목에서는 프와그라를 넣은 만두와 카나페, 여덟번째는 첫번째 따뜻한 앙트레...등등...고급스럽고 보기만 해도 입맛을 다시는 맛있는 식사가 이 책에서는 책장을 넘길수록 너무나도 끔직하게 느껴진다. 서민들은 맛보지도 못할 이러한 음식들이 나중에는 결코 부럽지 않을 정도이다.

 

소설의 구성은 깔끔하고 군더기가 없다. 하지만 그래서 심리묘사라던가 미묘하게 깔리는 복선이 많지 않음이 아쉽다. 늘어놓은 이야기만 빨리 진행하기에도 차려놓은 만찬처럼 이야기거리가 많아서 주루룩 흘러가는 것은 이 작가의 장점이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매력적이고 잘생기고 아름답고 돈까지 많다. 지지리 궁상맞지 않아서 좋다.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스릴러, 서스펜스, 약간의 잔인함을 견딜 수 있는,  연쇄살인마의 일망타진 같은 것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구미가 당기는 멋진 소설이리라..

 

여름에 시간을 보내기엔 정말 안성맞춤인 소설이 나온 것 같다. 이미 2008년도에 발표된 작품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제야 소개가 되었는지 의아스럽다, 왠만한 장르소설보다 나은데 말이다. 그리고 끝까지 읽어나가다 보면 개인의 아픔과 고통이 불에 데는 것처럼 느껴진다. 단순히 별거 아니다 싶게 잔인한 연쇄살인에 대한 여러가지 관점의 이야기들을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주인공들과 범인의 아픔까지 느끼게 되는 소설이다.

 

고통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끝도 없이 되풀이 되어...

부모의 자격이 없는 사람들은 제발 부모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동학대, 아동성범죄가 없어질 그날은 올까? 아이들의 영혼까지 단숨에 파괴되는 이런 짓거리들은 더 이상 기사에서도 보기가 싫다. 어른이 되어서 괴물이 되어버리게 하지 않으려면 평범한 집에서의 부모들도 조심해야 할 것이다. 정서적인 학대도 말로 하는 학대도 학대는 학대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방치보다 더 악랄한 진짜 아동학대가 나오지만 이건 소설이다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실제로 우리 사회의 변두리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너무 많다.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나서야 할 때인 것 같다. 어제도 제 2의 조두순 기사를 읽어서인지 갑자기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더 불쌍해져서 열변을 토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