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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유지나 외 지음 / 작가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결혼하기 전에는 영화도 자주 보았고 어쩌면 이렇게 영화관에 가서 보는 영화마다 재미있었는지...우리의 선택의 탁월성을 스스로 극찬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영화관에 가는 것 만으로도 설레고 그 사운드며 분위기가 더욱 재미있게 스릴있게 만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는 내 인생에 있어서 최대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 나니 가장 간단한 문화생활인 영화관에 조차도 갈 여유가 없어졌다. 부부가 같이 보려고 해도 아이들을 맡길 데가 없어서 따로따로 봐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왠지 영화관에 혼자 들어가기가 싫었다. 영화관에 들어가 본 영화가 <마더> 하나였으니 말 다했다. 아..<아바타>도 있었구나..
올해에는 여섯살이 된 둘째도 어느 정도 컸으니 유치원에 가 있는 동안 가끔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같이 볼 사람이 없다. 친구들은 모두 각자 바쁘고 멀리 살고 있고... 각설하고 2009년도에 나온 영화중에서 보고 싶은 영화도 꽤 많았는데 너무나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작가가 선정한 2010 오늘의 영화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유일하게 보았던 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영화평론가로 유명한 유지나씨가, 감용화 감독의 <국가대표>는 대중음악 칼럼니스트인 김진성씨가, 이해준 감독의 <김씨표류기>는 한겨레 신문 문화부 기자인 이재성씨가 리뷰를 써주었다.
한국영화의 나머지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낮술, 똥파리, 박쥐, 여행자, 워낭소리, 잘 알지도 못하면서, 파주, 해운대, 호우시절등이다. 이 중에서 꼭 영화관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가 네댓개는 되는 것 같다. 박쥐도 워낭소리도 파주도 해운대도 못 보았다니! 정우성과 홍콩의 여배우인지가 찍었다는 호우시절도 평이 아주 좋던데 못 본 것이 아쉽다. 그런 아쉬움을 <오늘의 영화>를 통해서 해소해 본다. 특히 <김씨표류기>는 내용과 감상평을 절묘하게 잘 써주어서 정말이지 DVD라도 꼬옥 빌려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새로운 발견이었다.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준 감독이었다니..그것도 모르고 있었다. 천하장사 마돈나처럼 개성있고 억지감동이 아닌 저절로 스며나오는 감동이 있는 영화...자체발광할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똥파리'같은 갑갑한 영화는 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영화감상평들도 아예 안 보고 있었는데 오늘의 영화를 통해서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와는 다르지만 그래도 그 리얼함이나 좀 지저분한 영상?은 비슷한 부류의 영화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저절로 피했는데 좀 다른 색다른 영화라는 인상이 들었다. 배우 서우의 발견이라는 영화 <파주>도 이선균씨의 매력과 함께 꼭 챙겨 볼 만한 영화인데 아쉽게도 DVD로나 빌려봐야 겠다.
해외의 영화도 아홉편이 소개되어 있는데 작년 같은 경우는 정보를 얻는데 전무했다. 예전에는 무슨 영화를 촬영중인지 알고 있을 정도로 영화라는 매력에 푹 빠졌었는데 말이다. 요즘 젊은 배우들의 필모그래피도 알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도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고 열심히 살면서 보너스로 영화라는 상품을 내게 한번씩 주어보자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영화의 매력에 빠져볼 수 있는 독서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