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토론 - 확실하게 설득하고 기분 좋게 얻어내는
오하시 히로마사 지음, 이경덕 옮김 / 다른세상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서 토론을 해본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심지어 TV에서 하는 OO토론이라고 하는 프로그램에서도 상대방의 약점을 골라 약을 올리는 말을 하거나 얼굴을 붉히며 상대의 말을 자르고 심한 말 직전까지 나오는 경우까지 많아서 시정자들까지 불안하게 만들곤 하는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내 기억으로는 초등학교때 회장을 중심으로 토요일마다 회의를 했던 기억은 있다. 그런데 오히려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토론이나 회의를 했던 기억이 줄고 있다. 얼마전 딸아이의 공개수업에서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아이들이 나름대로 준비해서 발언을 하고는 있지만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직성이요. 이렇게 단답식으로 말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왜 그런지, 남을 설득하려는 말은 거의 없었다. 몇몇 똑똑한 아이들을 빼고는 말이다.

 

나의 경우는 책을 읽고 나서나 이렇게 글을 쓸 때에는 할 말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남 앞에서 말하는 연습이나 습관은 되어 있지 않은 바람에 게다가 어려서부터 남에 대한 배려나 예절등을 너무나 중시한 엄마 덕택에 남의 시선과 남의 평가를 너무나 의식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실수를 할까봐 말을 못하고 머리속이 하얗게 변해서 더욱 할 말을 잃어버리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어 아예 발언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다고 본다. 똑소리나게 발언을 할 줄 알고 토론에 나설 줄 안다 하더라도 상대의 지적과 반론이 심하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공격을 받는다고 생각되어 목까지 벌게지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일본인 오하시 히로마사는 일본이나 대한민국은 겉치레를 잘하고 토론문화가 없는 탓에 비슷한 상황이라고 한다. 일본인들 역시 어려서부터 남에게 싫은 소리를 거의 못하고 배려를 하고 피해를 주지 않는 교육 탓에 반박을 잘 못한다고, 앞서 적은 예로 들은 나의 이야기들이 거의 다 이 책에 나오는 토론을 못하는 사람의 경우에 해당된다.

 

오하시 히로마사는 지금 일본에서 살고 있지 않다. 미국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뉴욕에서 산다. 그곳에서도 맨해튼의 변호사 생활을 하며 얼마전까지만 해도 큰 로펌에서 일했고 그 곳에서도 토론의 달인으로 서양인에게 인정을 받을 정도의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큰 로펌을 나와서 자신의 작은 로펌을 세우고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까닭은 토론을 잘해서라는 것이다. 토론을 통한 합의는 변호사들 특히 소송법이나 고소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필수의 조건이다.

 

오하시도 처음부터 이렇게 잘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미국인들의 토론문화를 접하면서 어떻게 하면 상대의 마음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실습이 쌓여서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 토론과 합의를 유도 못하는 그리고 효과적인 제안을 하지 못하는 수많은 일본의 후배들이 안타까워서 쓰는 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진심으로 토론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하고자 하는 일에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책 전체를 통해서 절절이 와닿는다.

 

자세한 목차를 적을 필요도 없이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것이다. 남의 반론에 역반론으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당신의 말도 맞다. 바로 그래서 이게 필요한 것이다" 라는 식으로 역으로 자신의 이유로 사용하는 방법을 보고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그저 책을 읽어서만 터득할 수는 없고 오하시씨처럼 진정으로 의뢰인과 상대 변호사와의 신뢰와 공적인 관계를 잘 이룩해서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정말 회사를 다니는 남동생에게도 이 책을 당장 선물하고 싶을 정도로 처세술이 적힌 자기계발서보다 이 책이 더욱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회사를 다니거나 대학생으로서 앞으로 입사를 위해 뛰어다닐 젊은이들은 꼭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절하게 들 정도로 이 책이 유명해지길 바래본다. 책은 다른책에 비해 양장본도 아니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목차 하나하나의 내용만큼은 정말 도움을 가득 받을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