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럼의 마녀와 사라진 책
캐서린 호우 지음, 안진이 옮김 / 살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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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개척기의 뉴잉글랜드지방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세일럼의 마녀사건! 몇 명의 소녀가 환각상태로 마녀의식을 치르는 것을 보았다는 제보에서 비롯되어 거침없이 일이 커졌던 사건으로 이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나 소설 그리고 여타의 기사등을 본 기억이 여럿난다.

 

그 중에서도 <크루서블>이라는 영화는 지금도 생생하다. '나의 왼발'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영혼의 집'의 위노나 라이더의 이름만으로 선택했던 영화였는데 철없는 소녀들의 잔치가 더없이 일이 커지는 점점 더 비극으로 치닫는 설정이 지금도 생생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이 책에서도 등장하는 목사로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소녀들 중 한 명으로 위노나 라이더가 나왔던 영화..메사추세츠주의 세일럼 마을에서 일어난 참극. 그래서 아직도 세일럼의 마녀에 관한 이야기가 들려오면 이렇게 얼른 손이 간다.

 

이 책도 사실 그렇게 해서 선택된 책이었다. 거기에 캐서린 호우라는 걸출한 작가의 등장이라는 표지에 매료되어서 말이다. 출간 즉시 아마존.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로 등극하였고 USA 투데이에서 2009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할 정도의 책이었는데 책의 표지에서부터 매료되었다고나 할까.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내가 책을 읽는 중요한 이유로는 그럴 듯한 분위기도 들 수가 있는데 이 책이 바로 내가 원하던 그런 책이었다. 독서를 하는 순간엔 마치 주인공이 된 양 책에 푹 빠져서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었다고나 할까.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코니 굿윈'은 하버드 대학원에 진학한다. 이번에 박사 과정에 들어가기 위하여 저명한 교수들 앞에서 구술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북아메리카 마법의 역사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하세요." 라는 칠튼 교수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그녀의 뇌 속에선 알파벳 순으로 정리된 목록이 있었고 마침내 '세일럼의 마녀이야기'로 교수들의 마음에 쏙 드는 구술면접을 무사히 치른다. 구술면접을 무사히 치르고 박사과정에 들어가게 됨이 확실해지자 그들만의 에브너 술집에서 악명높은 위스키를 마시고 박사과정을 위해 도서관에서 살고 고서들을 뒤지고..교수들을 만나고..그 중에서 칠튼 교수는 세일럼의 마녀 이야기를 조사해 보라고 하고..사실 내가 코니가 된 것 같았다. 실제생활에서가 아닌 그저 영화같은 꿈.. 어딘가 음습한 메사추세츠 주의 보스턴, 마블헤드, 세일럼, 케임브리지의 도시에서 1682년과 1991년의 시간을 오가며 그와 그의 조상들의 이야기 속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세일럼의 마녀들...그녀들은 정말로 곰팡이가 핀 빵을 먹고 현대의 LSD와 같은 환각을 느꼈을까. 그들은 흑마술이나 마법을 행하지 않았을까. 그저 오해로 인한 피해자이자 희생자들일까..혹시 그녀들은 정말로...?

당시 뉴잉글랜드에서는 전통적인 청교도적인 생활방식과 새로 유입된 세력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알력과 중세로부터 탈피하는 시대적 교차가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여러가지 실제 역사적인 견해들이 코니의 조사와 박사과정을 통해서 흥미진진하게 보여진다. 그리고 코니는 코니의 엄마인 그레이스의 부탁으로 외할머니가 남긴 세일럼 근방의 집을 정리하게 되고 중세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묘한 그 집의 분위기에 압도되고 17세기 성경책 안에 끼워진 오래된 열쇠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 열쇠 안에는 '딜리버런스 데인' 이라는 이름이 적힌 오래된 양피지를 발견하게 된다. 과연 딜리버런스 데인이란 여인은 세일럼의 마녀와 무슨 관계가 있으며 비밀스러운 그녀의 그림자 책은 정말로 존재하는 것일까? 그녀들의 자손인 코니가 라틴어를 하자 일어나는 신비한 일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원래 이 책의 제목은 <딜리버런스 데인의 치유책> 이다. 너무나 재미있고 즐겁고 학구(?)적인 독서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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