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품 오두막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
멕 로소프 지음, 박윤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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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래인의 청소년 걸작선 7권 바다거품 오두막...은 내게 나머지 권들도 다 읽고 싶은 마음을 들게 했다. 남자 중학생 아이들의 이야기라 남자가 저자인 줄 알았는데 멕 로소프라는 여성작가가 지었다. 아 어쩐지... 문체가 다소 부드럽고 세심하고 그러면서도 여성 특유의 감각이 넘치는 글이다. 하지만 남학생의 생활을 어찌 그리 잘 그렸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말이다. 어린 시절부터 읽었던 순정만화에서는 남학생간의 애정어린 학원물이 다소 포함되어 있었다. 올훼스의 창 같은...이 책도 그런 지난날의 내 학창시절이 생각나게 하고 아련한 추억을 더듬는 장을 열어주는 책이었다. 읽으면서 다시 볼이 발그레한 십대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졌으니 말이다.

 

소설은 특이하게 시작한다. 나는 백살이다. 그리고 1962년에 열여섯살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은 2050년도 넘은 미래가 되어버린다. 해안선이 사라질 수도 있는 세월.. 미래의 영국같은 곳은 많이 바뀌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런 가정하에 소설은 더욱 더 지평을 넓혀갈 수 있다. 처음 읽었을 때에는 단순한 청소년 걸작선이라고만 생각했다. 서평을 쓰려고 다시 한 번 읽어보는 순간 당황해 버렸다. 주인공의 이름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 어디에서도 주인공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자신이 사랑했고 사랑했다고 생각한 '핀'이란 소년이 있었다. 그는 주인공이 두번의 퇴학을 당하고 세번째 중학교로 입학한 성 오스왈드 중학교에서 좀 떨어진 해변에 있는 오두막에서 살고 있다. 조수때 길이 열리면 직접 걸어서 갈수도 있지만 물이 차기 시작하면 아주 위험한 그 곳을 주인공은 꽤 여러번 기숙사 사감이나 여러 눈들을 피해서 '핀'을 찾아가 자신의 학교 생활을 이야기하곤 한다. 그것은 그를 만나기 위한 시시껄렁한 대화였을 뿐이지만.. 핀도 이젠 말없이 웃어주기도 한다.

 

핀을 만나게 된 것은 정말 우연히.. 성 오스왈드에서 구보를 하기 위해 밖에 나온 무리들을 떠나 물을 마시기 위해 찾은 오두막이었는데 그곳에서 정말 아름다운 남자아이 핀을 보고는 동경에 빠지게 된다. 자신에게는 없는 눈부신 속눈썹과 검은 머리, 아름다운 얼굴, 잘빠진 몸매는 열여섯 가슴에 막연한 사랑의 불을 지핀다. 그리고 사람을 만난 적이 없는 핀은 자주 침묵하고 오히려 그런 관계가 주인공에게는 더욱 신비하고 아름다운 관계였던 것이다. 그런데 점점 핀에 대한 생각이 커져가고 점점 물에 빠질 위험도 무릅쓰게 되는데...이런 주인공을 바라보는 또 다른 리즈라는 소년은 그들의 비밀을 지켜줄 것인지...사실 리즈에게는 나중에 큰 비극이 닥친다. 리즈는 주인공을 사랑한 죄밖에 없는데.. 그리고 핀과 주인공의 관계도 결국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아마존의 무구한 부족들이 서구의 바깥사람들이 가져온 감기와 간염에 죽어갔던 것처럼 핀도 주인공이 중학교에서 묻어 온 선염에 감염되어 죽을 뻔 한다. 그를 간호하는 주인공...결국 그를 혼자서는 간호할 수 없어 익명으로 구급대에 신고를 하고 핀은 병원에 실려가게 된다.

 

나중에 병원에 찾아간 그는 핀을 찾지 못하고.. 주인공 자신의 이름을 대고서야 핀을 찾을 수 있었다. 이처럼 그의 이름은 핀이 가져가고...결국 핀의 대한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핀과 헤어진 직후 부모님도 가족도 떠나 떠돌이가 된다. 핀이 일했던 곳에서 일자리를 구했을때 누가 자신에게 이름을 물었을 때...바로 자신의 이름은 '핀'이라고 대답한다. 그는 그녀였고 핀은 그였고...마치 한여름밤의 꿈처럼 꿈같은 시절은 그렇게 흘러가고 주인공은 백살이 되어 과거의 자신과 핀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는 평생 핀에게 돈을 입금해주며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아마도 주인공의 이름은 자주 언급되었던 성 오스왈드와 같은 '오스왈드' 라는 이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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