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번째 집 두번째 대문 - 제1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임영태 지음 / 뿔(웅진)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한국소설을 읽었다. 아홉번째 집 두번째 대문은 엄청난 몸값을 지닌 소설이다. 제 1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으로서 1억원의 고료를 획득한 작품이다. 소설가로 등단하긴 했으나 오랫동안 그저 그런 지명도를 가지고 생활하는 소설가에게는 얼마나 단비같은 소식일까. 그리고 탈락된 소설가들의 마음도 아우를 정도의 작품이어야 겠지.. 쓸데없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만큼 살짝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된다.
 
일단 요즘의 나는 한국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너무 가벼운 인터넷 소설류가 판치고 있고 순수한 문학들은 점점 복고풍에 효 같은 어떤 정서를 강조하는 소설류가 많아 지고 개인적으론 언젠가부터 일본추리소설같은 장르소설에 빠져들고 있어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다빈치 코드나 로스트 심벌류의 미국이나 유럽 소설등에 한번 맛을 들인 뒤라 밋밋한 한국 소설들에 잘 빠져들지 못하는 것일수도 있다. 암튼 이제 다시 한번 한국소설 좀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수상작 타이틀 때문이었다 솔직히..
 
그런데 이 소설을 집어들고 읽는 순간 의외로 단숨에 빠져든다. 두시간 남짓 가독성 있게 읽어나가다 보니 소설의 말미였다. 엄청난 재미도 지적인 코드도 없는 소설이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한국소설을 읽는 맛을 느꼈다고나 할까. 일단은 가독성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여기고 싶다. 그리고 다 읽고 난 후의 여운..도. 이 책의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인 정이현 소설가는 이 책을 읽고 나면 가슴속에 깊은 우물이 하나 파인다.고 썼는데 정말 소설가들은 글을 잘쓴다. 딱 맞는 말이었다. 뭐랄까...막연한 슬픔과 미소가 지어진다고나 할까.. 오래도록 손꼽을 소설인 것 같다. 줄거리야 대필 소설가가 아내를 잃고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것인데 소설가의 하루하루의 별 것 아닌 배회가 별 것 있는 것으로 느껴지고 그가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따스함을 느끼게 한다. 세상은 아직도 살 맛 난다는 느낌..
 
그리고 죽은 자가 산 자와 한 데 섞여 자꾸 이 대필 소설가의 눈에 비치는 것은 아내의 죽음 이후 그만큼 뭐가 뭔지 실감이 안 날 것 같은 소설가의 개인사적인 아픔으로 되돌아와서 가슴이 먹먹해 진다. 다른 독자들도 이 책을 읽고 가슴에 우물 하나 파고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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