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오류 사전
조병일.이종완.남수진 지음 / 연암서가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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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오류 사전은 조병일, 이종완, 남수진 공저로 각각 중문과, 노문과, 독문과를 전공했다는 사실이 특이하다. 문학을 전공한다는 사람들은 아마도 여러 서적을 참고하고 도서관에서 살았을 가능성이 농후한 사람들이리라. 그래서인지 세계사 오류 사전은 나 역시 도서관이나 서점 혹은 여러 인터넷 기사 가운데에서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사건들이 종종 눈에 띈다. 저자들도 그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짜집기라고 말하기 뭐한 것은 저자들이 나름대로 고민하고 언어를 다듬고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 한권에 한 자리에 모인 세계사 속에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인물의 사생활이나 기록의 오류등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을 가진 자의 큰 축복이다.
 
서문에서 밝히듯이 저자들은 이 책의 이야기들이 어디선가 본 것 같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이 오류의 역사가 어떻게 그 시대에 안착할 수 있었는지 읽다보면 밝혀지는 여러가지 진실들이 오류의 역사를 반대로 밝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나폴레옹의 키가 실제로는 당시의 평균 남자키를 넘을 정도로 그리 작지 않았다는 사실에서부터 나폴레옹의 군사들이 추위때문에 러시아 원정에서 패배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들이 밝혀진다. 또한 유명한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의 그림들은 일반인들이 한번씩이라도 보았을 그림인데 실제로는 나폴레옹은 말을 타고 알프스를 건너지 않았다는 것이다. 병사들이 다 넘어간 후에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당나귀를 타고 편하게 넘어갔다고 한다. 이런 진실은 나폴레옹의 몰락후에 폴 들라로슈가 그린 사실적인 그림에서 밝혀진다. 이 책에서도 두 그림을 보여주는데 비교가 되어서 좋았다.
 
인쇄술에서 빠지지 않는 구텐베르크가 먼저 찍은 것은 성경이 아닌 신부들이 발행하는 '면죄부'였다는 사실등 당시로서의 어떤 정치'판' 같은 것들도 지금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돈으로 천국을 살 수 있다는 '면죄부'가 그 천국이 기록되어 있는 '성경'보다 더 중요했다는 방증이니 말이다.
여성으로서 늘 궁금했던 그리스의 시인 '사포'의 실제 인생도 인상깊었다. 흔히 레즈비언으로 알려져 있고 레즈비언의 원조가 되어버린 사포는 그녀가 활동했던 섬의 이름 '레스보스'에서 레즈비언이란 용어가 탄생했다는 것이 억울할 정도로 사실은 어떤 남성을 사랑했고 오히려 사포의 섬인 레스보스에서의 학교는 인성을 갖추고 신부로서의 덕성과 교양을 가르치는 집단 학교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지닌 정신적인 존재로서 여성의 인권을 최초로 가르친 곳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사포가 동성애자로서 오해를 받은 것은 제자들에게 보낸 감성적이고 주옥같은 사랑의 시들이 후대의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한다. 그녀의 시는 후대의 영국의 에즈라 파운즈, 독일의 슐레겔 형제, 프랑스의 보들레르같은 위대한 시인들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이처럼 오해받고 있는 인물들 중에는 가학적 사람의 대표격인 인물로 소개되는 사드(물론 사드는 오해외에도 실제로 저지른 가학적 사실도 많았다.) 외에도 많은 이들이 소개되어 있다.
 
또한 우리가 존경해 마지 않던 사람들의 이면을 알 수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들로는 '간디'와 대서양을 최초로 횡단한 린드버그등을 들 수 있다. 이 린드버그에 대해서는 다른 책에서도 읽은 바가 있어서 그의 이중적인 성격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대서양을 횡단하고 엄청난 재산을 모았던 그는 상금때문에 대서양을 횡단했으며 그의 어린 아들이 유괴되어 죽은 사건에서도 그가 한 짓이란 설이 지금은 지배적이다. 물론 일부러 자기 자식을 죽인 것은 아니겠지만 장난을 치려고 하다가 실수로 떨어뜨려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란 가설을 다른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의 성격은 떠벌리고 남을 일부러 웃기길 좋아하고 남들에게 튀는 사람이길 원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어디에선가 본 듯한 사건이지만 이 책은 좀 더 특별하다. 엄선된 자료와 사건들의 이야기와 역사적인 배경으로 인해 오류의 가지에서 진실의 뿌리를 찾는다는 애초의 목적을 어느 정도 이룬 듯 하다. 도서관에서나 서점에서나 이런 역사속의 여러 이면을 찾아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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