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상도 5 - 상업의 길 청소년 상도 5
최인호 지음, 김범진 그림 / 여백(여백미디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드디어 마지막권을 손에 잡았다. 상업의 길. 이 마지막권은 앞서의 이야기들을 어떻게 잘 아우를 수 있을까. 용두사미가 되는 것은 아닐까.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 되었다. 두문불출 시를 지으며 살아가던 임상옥은 과연 그 길로 끝이었을까. 아직 상업은 박종일에게 맡겨두고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은퇴아닌 은퇴를 한 셈이었다. 이제 나이 70.. 임상옥은 당시로서는 장수를 누리는 편이었다.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다. 라는 느낌...무엇이 끝이 아니었을까. 그는 큰 부자가 되었고 가질 수 있는 것은 다 가졌었으며 말년에 욕심을 가졌다는 것도 큰스님의 가르침인 계영배의 교훈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깨달앗는데 그리고 그 욕심을 버리고 말년을 살아가는 중인데...과연 뭐가 더 부족하단 말인가. 하지만 최인호의 상도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진정한 상업의 길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 여러가지 우화와 성연의 말씀으로 말이다.
 
임상옥은 자신의 눈 앞에서 병아리와 닭을 송골매가 채가는것을 목격한다. 이 작은 사건으로 인해 그는 진정한 가르침을 깨우쳤다. 지금까지 자신이 잘 된 것도 다 하늘의 도우심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제는 정말 그 천운도 다했다는 것을 말이다. 일찌기 그가 무엇을 했던 호박이 한개가 열릴 것도 두개가 열리는 식으로 잘 풀렸던 것은 단순히 그의 상업적 지식외에도 운이 있었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정말 큰 부자.. 오늘날 모두 재벌이 될 수는 없는 것처럼, 정말 큰 부자는 그 스스로의 힘 외에도 우연과 하늘의 도우심이 꼭 있다는 것은 나도 어렴풋이 느껴진다. 일전에 읽었던 삼성가의 초대 회장 이병철의 전기를 읽으면서 느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정말 큰 부자는 뭘 해도 되는구나.. 물론 그 역경과 노력은 말할것도 없겠지만 그럼 누구나 노력을 하면 그렇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큰스님이 주신 가르침은 예전에 산 속에서 임상옥의 행동을 두고 하나하나 말씀해 주셨던 그 말씀을 되새겨 보며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역시 임상옥이다. 그 기억력은 정말 인생에서 큰 자산이 되었을 것이다. 임상옥은 자신에게 빚진 사람들의 빚을 모조리 탕감해 준다. 또 한 사람, 송이의 인생도 결론 지어진다. 송이는 천주쟁이가 되어서 결국 순교의 길을 걷게 된다. 이 둘은 같은 해에 죽게 되며 숭고한 삶을 살다가 가는 인생의 동반자였다.
상도는 상업의 길 뿐 아니라 인생살이의 길도 보여주는 굉장한 힘을 가진 책이었다. 끝까지 다 읽어버린 지금은 왠지 가슴 한쪽이 휑해온다. 재미있는 책을 다 읽었을 때의 그 아쉬움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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